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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승보 스크랩)
원글
I hate the metaverse①
- 박상현 @Otter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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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1.
월마트, 나이키 같은 기업의 CEO들이 메타버스에 동참을 선언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스스로 그게 정말로 미래라고 생각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게 미래라고 생각해서다.
이 두 개가 어떻게 다르냐면, 전자의 경우는 비즈니스가 될 거라고 믿는 거고, 후자의 경우는 사람들이 그렇게 믿기 때문에 대대적으로 메타버스에 뛰어든다는 선언을 통해 주가를 올리거나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두 번째 이유는 독점규제 피해가기에 있는 것 같지만..)
2.
하지만 미국의 테크 전문기자들은 전반적으로 메타버스에 부정적이거나 그걸 추진하는 기업에 비판적이다. 그냥 마케팅 하이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메타버스에 제대로 된 비판적인 시각이 흔하지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 메타버스의 미래를 자신있게 얘기하는 건 점술의 영역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메타버스에 관한 예측이 맞느냐, 틀리느냐에는 큰 관심이 없다.
3.
하지만 그런 예측을 하는 사람들(저커버그가 하는 말을 hook, line and sinker 다 믿고 흥분하는 사람들 말고)의 근거를 듣는 건 아주 흥미롭고 유익한 일이다. 인터넷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솔직하고 다양한 시각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 "메타버스는 성공할 거 같으냐"고 묻는 거다.
우연히, 그것도 처음 듣게 된 한 팟캐스트에서 에버노트의 CEO를 지낸 필 리빈이 등장해서 열정적으로, 무자비하게 메타버스를 조롱하고 실패를 예상하는 발언을 들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거나 기업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기자가 그런 비판을 했다면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어서 듣지 않았겠는데, 실리콘밸리에서 잘 알려진 (그것도 내가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산 몇 안되는 서비스 중 하나를 만든) 사람이 한 말이라면 다르다.
4.
아니나 다를까, 내용이 너무 좋아서 하나도 놓칠 게 없었다.
단순히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Argue like you're right and listen like you're wrong"이라는 애덤 그랜트의 말처럼 반대의 주장도 잘 들었고, 자신의 예상이 완전히 틀릴 가능성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라 더욱 수긍이 갔다.
오늘부터 세 편에 걸쳐 소개하려고 하는데 오늘은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thesis인 메타버스와 소셜미디어, 사회에 관한 그의 생각을 소개하고, 내일은 메타버스의 정의와 성공에 대한 조작적 정의의 문제, 그리고 금요일은 다시 사회적인 함의와 함께 다시 한 번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메타버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이야기.
오늘의 스크랩
(스크랩이지만..사실 오랜만에 만난 너무 좋은 글이라서 거의 대부분을 캡쳐해버렸다...
원작자님이 혹시 이 포스팅을 보고 저작권 등의 이유로 불편하시다면 연락을 주시면 스크랩 내용은 가리도록 하겠습니다)
*밴드웨건(bandwagon) 효과 : "시류에 영합하다, 편승하다, 승산이 있을 것 같은 후보를 지지하다"
Walmart VR Shopping Experience - 2018
승보 생각
- 작년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열풍이다. 하지만 누구 하나 정확하게 '메타버스란 이런 것이다' 하고 정의내리지 못하고 있다. 만약 그 개념이 정의되어가는 단계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기업가와 전문가와 테크기자들 외에 일반인들도 모두가 메타버스를 얘기하고 있다.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라는 것에 대해서 얘기하고 다니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노인과 꼬마아이도 스마트폰이 무엇인지 알고 얘기한다. 스마트폰의 정의가 형성이 되어서 일반인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그럼 지금 대체 어느 단계에 있는 것인가? 그나마 1년 정도가 지나니 '현실을 가상세계로 확장시키는 것' 정도에 동의받고 있다랄까.
- 인터넷에 메타버스에 대해서 검색해보면 (한글 한정) 거의 대부분이 유래가 어쩌니, 합성어가 어쩌니, 로블록스가 어쩌고, 어떤 기업에서 메타버스를 하기로 했다느니 이런 얘기들 뿐이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메타버스라는 이 개념이 낯설지가 않다. 아무리 거창하게 포장하더라도 결국 가상현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느껴진다. 여기에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무슨 짓을 해도 결국 가상의 공간에서 무언가를 하겠다는 거다. 가상의 공간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든, 물건을 사든, 게임을 하든, 경제,정치 활동을 하든.
- 딱 꼬집어서 어떻게 표현을 못했는데 에버노트의 창업자 필 리빈(Phil Libin)의 얘기를 읽어보니 확 와닿는다. 예전에 있던 개념을 단어만 바꿨을 뿐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후졌다! 뭐 백번 양보해서 달라진게 있다면 좀 더 현실감 있는 그래픽과 빠른 성능뿐이겠지.
- 거기에 더해서 두 번째로 언급한 이유는 지금의 우리가 '현실을 공유하고 있지 않는데 메타버스는 더욱 그것을 심화시킬 것이다'라는 얘기도 굉장히 와닿는다. 대부분의 커뮤니티들은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아야 건강한 소통의 장이 될텐데 요즘은 그냥 비슷한 사람들끼리, 비슷한 주제로, 본인에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되어 버렸다. 물론 그게 맞기는 한데, 그게 너무 심하다. 정치성향부터 심하게는 사는 동네의 수준까지. 그게 심화되다보니 나와는 반대되는 사람은 '다르다'가 아니라 '틀렸다'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머리로는 '다르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 행동은 '틀린 사람'을 대하는 듯이 한다고나 할까나. 근데 이건 잘 못 되고 있다. 분명히. 어쩌면 요즘 읽고 있는 밀의 [자유론]에서도 사람들의 개성과 다양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어쩌면 더 공감이 가는 듯 하다.
-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디지털 세상이 아니 나아가 현실 세계가 메타버스로 확장된다면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거기 모여서 끼리끼리 할꺼고, 우린 서로의 현실은 공유하지 않은 채로 가상의 공간에서 내 생각을 더욱 강화시키는 사람들 모여서 활동을 하겠지. 그 생각이 옳은 생각이든, 잘못된 생각이든.
- 미래에 메타버스라는 것이 어떻게 정의되고, 구현되어서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잡을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서 나는 필 리빈의 생각에 매우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리빈이 말했듯이
그들의 이야기기를 경청하되,
나와는 다른 그들의 이해관계가 어디에 있는지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
ps. 박상현님이 운여하시는 유료 뉴스레터 OtterLetter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무료는 월에 2개, 유료는 무제한으로 기사를 읽어볼 수 있다고 한다. 처음으로 유료로 한 번 구독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 걸 보면 좋은 글이 많을 것 같다. 혹시나 유료 구독을 하게 되면 후기도 다음에 포스팅 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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