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간의 플로깅에 대한 소감
▶︎ 쓰레기에 얽힌 일화 ◀︎
😅 대암고 학생회장이었던 내 친구 정훈이는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는 쉬는시간만다 눈에 보이는 학교 여기저기의 쓰레기를 주우며 다녔다. 청소하시는 분들이 따로 있는데도 굳이 쓰레기를 줍는다는게 학생회장이라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가식으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난 정훈이에게 "니가 그렇게 쓰레기를 주우면 청소이모들이 할 일이 없어지잖아ㅋㅋ가식떨지 말고 그냥 가자 뭐 하러 줍노"라고 했고 정훈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데 안 주울 수는 없잖아. 이렇게 주워서 깨끗해지면 다른 애들도 다닐 때 쓰레기 때문에 거슬리는 거 없고, 깨끗하게 유지하면 좋다이가. 내 저거만 마저 줍고 갈게 먼저 가래이"
😱 언젠가부터 나는 '길의 쓰레기는 줍지 못해도 내 쓰레기는 버리지말자'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 한창 담배를 많이 피던 대학교 때부터 이 생각을 가지기 시작한거 같다. 그래서 재떨이나 쓰레기통이 안 보이는 곳에서 담배를 피면 다 핀 꽁초를 바지 우측 뒷주머니에 항상 넣어두었다가 쓰레기통이 보일 때 버리곤 했다. (꽁초 외에도 영수증부터 잡다한 쓰레기는 무조건 우측 뒷주머니였다) 가끔 그러다가 뒷주머니에 넣어둔 쓰레기를 까먹고 버리지 않은 채로 빨래를 하면 담배꽁초가 산산이 분해되어 모든 빨래에 묻어 있곤 했다.
🤔 위에서 얘기한 생각을 가진 채 처음 인도여행을 할 때의 일이다. 다음 도시로 가기 위해 기차에서 인도인들 틈에 끼여 타고 있었다. 기차를 타기 전 샀던 과자를 뜯어 먹고는 늘 그랬듯이 쓰레기를 가방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이 모습을 본 맞은 편 인도인이 나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헤이 프렌, 그거 쓰레기 아냐? 그냥 의자 밑에 버리면 돼. 이거 봐. 그리고 냄새나는건 그냥 창 밖에다 뜨로우 해" 그러면서 시범이라도 보이듯이 내 과자 하나를 그냥 들고 가서는 먹고 과자봉지를 창 밖으로 던져보였다. 나는 뺏긴 내 과자를 아까워하며 대답했다.
"나는 내가 만든 쓰레기는 길에 안버리는 가치관을 가졌어. 그래서 그러는거니까 내 과자 그만 먹어"
인도친구는 다시 쓰레기를 그냥 버리면 된다고 얘기했고, 나는 안버리겠다고 고집을 피우며 몇 번의 대화를 더 하다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 플로깅 이벤트에 참여하다 ◀︎
👍 11월 초 꼴로르와 힐그라운드의 픽플러 플로깅 이벤트를 인스타 광고로 접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 인스타에서 유난히 플로깅 관련 행사나 이벤트를 많이 접했던 것 같은데 뭐에 꽂힌 건지(1등 상품이겠지 ㅋㅋ) 픽플러 이벤트에서 1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 플로깅 세트를 바로 주문을 했고, 11월30일까지 매일매일 플로깅을 하겠어! 라는 다짐과 함께 플로깅을 시작했다. 그렇게 11/11부터 한달간의 플로깅을 시작했다.
😄 시기가 잘 맞은 덕분에 Celan_Hikers에서 진행하는 변산마실길 플로깅 캠핑 행사에도 참여했다. 플로깅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채로 참가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날이었다. 혼자서 했으면 그냥 쓰레기만 줍고 이벤트 참여에만 혈안이 되었을 텐데 행사에서 여러 사람들의 기운을 같이 느끼고, #LNT를넘어LGT로 라는 멋진 말을 들어버렸다. LGT(Leave Good Trace). 내가 하는 이 행동들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 생각보다 매일 플로깅을 하기 위해 공원이나 동네 뒷산을 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약속, 회식, 날씨(비)로 인해 못하는 날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20일 중 13일을 하게 되었고 꾸준히 한 건 6일이 최대였다ㅜ 주로 #수원서호 와 #숙지산 에서 산책,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주웠고, #변산마실길 #월출산 #광교산 을 방문했을 때도 열심히 쓰레기를 주웠다.
▶︎ 그리고 그 후 ◀︎
🤬 정말 여기저기 쓰레기가 많더라. 평소에도 알고 있었지만 단순히 길거리 외에도 공원, 산, 국립공원 할 것 없이 구석구석 야무지게 쓰레기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바닷가에 쌓여있는 해양쓰레기들은 양이 엄청나서 쳐다보기도 힘들었고, 월출산 구석에서 마주한 담배꽁초들과 휴식데크 너머로 쌓여있는 쓰레기들을 보니 나 혼자 괜히 민망할 정도였다. 제발 쓰레기 좀 버리지 마요
🌱 지구를 지키자! 자연을 사랑하자! Leave No Trace! 와 같은 거창한 생각은 없다. 다만 내 눈에 쓰레기가 보이면 보기에 좋지 않을 뿐이고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생각을 할 뿐. 그냥 가벼운 생각만 가지고 쓰레기 안버리고 좀 더 움직일 수 있다면 줍기도 하고 그러는거지 뭐. 그러면 좀 더 깨끗해지지 않을까. 가벼운 마음으로 무겁게 쓰레기를 가지고 산에서, 공원에서 돌아오는 길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이젠 내 등산 가방에는 늘 쓰레기봉투가 달랑달랑.
🙏 "어머나, 고마우신 분이네" 라고 산에서 지나치는 한 아주머니가 말한다. "니 갑자기 쓰레기는 왜 줍고 다님?ㅋㅋ"라고 인스타 피드를 본 친구가 말한다. "요즘 젊은애들답게 트렌드를 잘 타서 플로깅을 실천하는구만"이라고 산선배님이 말한다. 뭐가 되었든 내가 하는 행동에 누군가가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그 반응이 어떻게 작용을 할지는 모른다. 나로 인해 누군가가 '나도 한 번 주워볼까?'라고 생각한다든지, 쓰레기를 그냥 버리려는 찰나 '아 이승보가 쓰줍하던데 ㅋㅋ있다가 쓰레기통에 버려야지'라고만 생각해줘도 좋은 영향력이 아닐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꼴로르와 힐그라운드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사진 좀 이쁘게 잘 찍을껄. 그냥저냥 인증용으로 찍기만 했는데 지나고나니 아쉽네
-겨울되니까 눈에 내려서 쓰레기가 잘 안보이던데...눈에 띄기만 해라!!콱 마.
-산 타러 갈 사람 모집함
내가 사용했던 꼴로르x힐그라운드 대나무 집게와 쓰레기봉투
https://www.healground.com/shopping/?idx=202
쓰레기 줍는 플로깅 에코 키트 힐그라운드 꼴로르 픽플러 프로젝트 세트
아웃도어 라이프 브랜드
www.healground.com
꼴로르 (CCOLORE)
꼴로르 공식 홈페이지 미니멀, 백패킹 장비 전문 제작
ccolore.com
힐그라운드 공식 스토어
아웃도어 라이프 브랜드
www.healgrou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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