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등산, 백패킹

[백패킹]영남알프스 환종주① : 천황산 ~ 재약산 ~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by 이승보 2023. 12. 12.
728x90

 

영남알프스 환종주 백패킹

2023년의 4번째 백패킹.

⛰️ 영남알프스 환종주 : 천황산(1189m) ~ 재약산(1119m) ~ 영축산(1082m) ~ 신불산(1159m) ~ 간월산(1069m)
(누적고도 2,158m)
🗓 날짜 : 2023년 4월 30일 ~ 5월 1일
🧭 산행거리 : 32.6km
⏱️ 소요시간 : 17시간(휴식시간 제외)
(들머리 - 배내고개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배내무등골길 2)

🥾 가방무게 : 약 25kg(백패킹 장비 및 먹을거리)
🦵난이도 : 중상
📷 조망 인증샷 포인트 : 천황산, 재약산 정상과 사자평. 영축산~간월산가는 능선길 모두 조망 최고!
🏅블랙야크 인증 : 재약산, 신불산(명산100), 능동산, 영축산, 간월산, 배내봉(낙동정맥)
☀️날씨 : 맑음. 10℃/23
복장 : 상의(이돕 써모넷 - 몽벨반팔 - 플리스 집업)  / 하의(아디다스 트레이닝복) / 야간에는 경량패딩 입음
🤔 소감 : 진해 벚꽃종주에서 종주백패킹에 맛을 들이고 자신감이 올라서 유명한 영알 환종주를 도전했다. 지난 번보다 거의 2배로 길어진 산행거리였기에 분명 더 힘이 들었고 마지막 하산길에는 내 발걸음이 내 의지가 아닐 정도였지만 해냈다는 뿌듯함과 쾌감이 그 다음 산행과 백패킹을 계속하게 해주는 원동력 중 하나라는 걸 느꼈다.
너무 좋은 날씨 덕분에 멋진 전망을 계속해서 감상할 수 있었고, 처음 와본 영남알프스였는데 왜 사람들이 '영남알프스', '영알' 을 얘기하는지 알겠더라. 모두 천미터가 넘는 산인데다 그 산들이 겹겹이 산세를 이루고 있으니 멋진 풍경이었다.
진해 종주 백패킹과 더불어 한동안 연례행사처럼 매년 초에 환종주 또는 언젠가는 태극종주(7개 산 모두...)를 할 듯 하다. 

 

 

등산 기록

자 사진들 쭈욱 보기전에 우선 트랭글과 릴라이브 기록부터 보고 갑시다.

1일차 : 배내고개 등산 시작(07:30) → 능동산(07:54)   샘물상회(09:01)   천황산(09:39)   재약평(10:17)   휴식(~10:35)   재약산(11:27)   사자평(12:08)   죽전마을(14:40)   점심 식사 및 휴식(~16:00)   영축산(19:18)
2일차 : 기상(05:30)   출발(06:40)   신불산(08:00)   간월재(09:05)   식사 및 휴식(~10:40)   간월산(11:17)   배내봉(13:16)   배내고개 도착(14:36)

 

준비물

매일 짐을 줄여야지 생각하면서도 짐이 줄어들지를 않는다.
5월이지만 벌써 따뜻해진 날씨에 운행 중에는 반팔만 입기로 하고 저녁에 입을 경량패딩을 챙겼다.
그리고 저녁에 텐트를 치고 의자를 피고 여유롭게 저녁을 먹겠지 생각했는데 의자는 결국 한 번도 사용을 안해서 불용품이 되었다. 
지나고나서 몇 번의 백패킹 경험과 종주를 하다보니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의자와 테이블은 없애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들머리 배내고개)

오늘의 들머리 배내고개 주차장.
생각보다 넓은 공터라서 주차자리는 많았는데 아침 7시에 도착했음에도 이미 차가 제법 많았다.

 

영남알프스 환종주 코스

이번 종중를 하는 코스이다.
현위치로 표시되고 있는 배내고개에서 시작해서 능동산과 천황산, 재약산을 거쳐서 죽전마을로 내려가서 점심을 먹고
영축산을 찍고 신불산 가는 길목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신불산, 간월재, 간월산을 거쳐 다시 배내고개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영알 환종주'라고 많이 불린다.

출발 전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컷. 오늘도 진해 벚꽃 종주를 함께 한 영민형과 둘이서 움직였다.

 

 

능동산으로

능동산까지 0.6km
천환상까지 6.8km
자 힘내서 한 번 가보자.

능동산까지는 짧은 거리인데다 체력도 만땅이고 길도 수월해서 힘들다는 생각 하나 없이 움직였다.

 

천황산으로

능동산을 지나서 임도길을 제법 길게 지나오면 저 멀리 천황산 정상이 보이고 샘물상회와 케이블카 타는 곳이 나온다.

보통 샘물상회에서 막걸리 한 잔씩들 하고 움직이는데 우리는 이른 시간이라서 일단 패스!

천황산 정상에 가까워져오니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정상석 인증샷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턴가 영남알프스 인증해서 은메달 받는게 등산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고 여름이 되기도 전에 선착순 30000명이 끝나기때문에 주말이면 영남알프스에는 늘 사람이 많다.

 

천황산 정상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의 풍경

 

줄이 길어도 처음 방문한 곳의 인증샷은 놓칠 수 없지.

 

 

재약산으로

올라온 길 반대편으로 그 다음 봉우리인 재약산이 보이고 그 사이에 재약평이 보인다.
날씨가 좋은 덕에 거리가 있어도 생각보다 멀어보이지도 않았고 (아직까지는) 힘들지도 않았다

재약평까지 3시간 정도가 걸려 10시20분 쯤 도착을 했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었으니 간식을 먹으면서 살짝 쉬어줬다. 쉬는데 땀이 식어서 옷을 하나 걸쳤더니 맥주가 급 땡겨서 저녁에 마실 맥주를 미리 한 캔 뜯어서 나눠마셨다.

 

재약평에서 재약산까지는 1km다.
그러고보니 천황산까지도 1km면 딱 가운데 지점이군

 

오늘 함께 하는 영민이형. 산도 잘 타고 든든한데다 잘 챙겨주시니 함께할때마다 별거없어도 좋다.
둘 다 산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타입이라 그런가 ㅋㅋ

 

재약산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의 풍경

 

 

재약산 정상석은 바위 저 위에 있는데 역시나 인증샷을 찍기 위한 줄이 꽤 길다.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인증샷 한 번 박아주고 이제 하산하자! (끝이 아니라니ㅜㅜ)

 

사자평을 지나 죽전마을로

재약산에서 사자평까지는 쭉 편한 계단으로 내리막길이라서 그리 어렵지 않게 내려간 듯 하다.
저 아래 널찍한 평원이 보이고 반대편 산으로는 내일 가게 될 신불산, 간월산과 그 사이 간월재가 보인다.

 

 

사진으로는 그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 다 표현이 안되는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날씨가 맑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기온은 춥지도 덥지도 않게 딱 좋았고, 적당히 흘린 땀은 살랑살랑 바람이 불면서 시원하게 말려주고, 사자평의 넓고 탁 트인 느낌과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풍경이 왠지 마음을 너그럽게 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만 더 힘내면 드디어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굉장히 기분이 좋은 순간이었단 말이다.

 

그런데...여기서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꽤나 고생을 하게 된다.

둘 다 길치인 덕에 위 지도상으로 파란색으로 표시된 루트(근처에 지도 표지판도 있었다!)로 갔으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편하게 올라갔을 텐데...
트랭글에서도 길이 있고 왠지 저쪽으로 가도 길이 보일 꺼 같아서 우리는 빨간 루트로 곧바로 뚫고 가는 루트로 갔는데...초반에는 길이 있는 듯 했으나..어느 순간 길이 안보이더라. 계곡 물 때문에 가려진건가.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풀 때문에 안보이는건가 하면서 조금씩 더 들어갈수록 길은 더 나올 생각을 안하더라.. 비탐에 익숙한 몸도 아니라서 긴장을 하니 순간 체력이 훅 떨어지는 걸 느꼈다.
몇 번의 비탐을 경험했고 지도를 보는 법을 익히고 나니 전혀 긴장할 일이 아니었고, 게다가 혹시나 거기서 우리가 길을 잃더라도 힘들어도 다시 거슬러돌아가는데 15분도 안걸리고 백패킹 장비까지 다 있으니 걱정할 일이 전혀 아니었더라..ㅋㅋ
암튼 드론 까지 띄워서 길을 찾으려 했으나 나무들에 가려서 길은 보이지 않았고...무작정 스마트폰으로 지도와GPS만 보면서 나무사이를 뚫고 경사면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글을 보시는 누군가께서는 꼭 사자평에서 정해진 길대로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트랭글에 길이 있어도 실제로 길이 없어요ㅜ 아래 지도에서 파란길로 가셔야 합니다!

 

그렇게 길을 개척하면서 올라오다보니 탐방로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죽전마을로 내려가는 표지판을 만났을 때 얼마나 반갑던지..

 

하지만 이미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조금 있어서 다리 후들거리면서 겨우 내려온 기억이 난다 ㅜ

 

1~2시쯤이면 도착하겠지 생각했던 죽전마을에 거의 3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오늘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한국인들은 뭐다? '금강산도 식후경' 그리고 막거리를 파는데 안 마셔줄 수가 없지.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자축하며 아 일단 마셔.

든든하게 점심과 막걸리를 먹고 양말도 갈아신고 세수 한 번 해주고 영축산으로 향한다.

아! 그리고 환종주를 하시는 분들은 죽전마을에서 꼭 식수 보충하시길 바란다. 간월재까지는 식수를 보충할 곳이 없다.

 

영축산으로

거의 죽어가다시피 하다가 그래도 1시간 정도를 밥도 먹고 푹 쉬니까 다시 얼굴에 표정이 살아나는구나ㅋㅋ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영축산까지 5km인데...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영축산으로 돌아가는 길은 자연휴양림으로 막혀 있었고,
신불산으로 가는 길로 올라가다가 우측으로 빠져서 영축산으로 가야 한다.

 

초반부터 경사가 제법 있는 돌계단으로 체력을 탈탈 털어주는 코스다.

 

땅만 보고 걸으면 절대 보지못할 곳에 영축산으로 빠지는 표지판이 있다. 대략 위의 계단에서 3km 정도를 온 지점이다.

 

바로 옆에는 계곡도 있으니 여기서 잠깐 과일을 먹으면서 쉬어줬다. 이 때부터 벌써 해가 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는지 햇빛이 뉘엿뉘엿 나뭇잎 사이로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단조성터까지 왔다면 오르막은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만 더 힘내자!
영축산 정상까지 1.2km !

 

 

 

저기다. 저기 위에 우뚝 솟은 정상석이 오늘의 마지막 도착지 영축산 정상이다.
경사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고, 거리가 먼 것도 아니고 눈에 뻔히 보이는데 이미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 무거웠다.
그냥 여기 어디서 해가 지기 전에 텐트를 펼쳐놓고 다녀오는게 낫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자꾸 했다.
분명 혼자였으면 텐트치기 좋은 평지에 텐트 세팅을 해놓고 맨몸으로 후딱 다녀오든가 내일 아침에 갔을 텐데
영민형과 함께 있으니 이왕 온거 그래 내 배낭은 짊어지고 가야지 라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되면서 꾸역꾸역 힘을 내서 한 걸음씩 올랐다. 

함께 가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
누구와 함께 가느냐의 차이를 알고 있지만 또 느끼는 순간이랄까.

 

이미 정상도착했을 때는 해가 졌을 꺼라는걸 예감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쉬엄 쉬엄 움직였다. 무리하지 않고 즐기면서
날 좋은 이런 날 산 위에서 깔끔하게 사라져가는 노을을 보는 시간도 소중하니까.
이 때 시간이 6시50분경이었다.

 

그렇게 노을을 감상하고 길지 않은 거리임에도 30분 정도를 더 올라가서야 드디어 영축산 정상에 도착했다!!!
쉽지 않은 1일차였는데 해내고나니 뿌듯함이 엄청 나게 밀려오드라 크으!!!
이 맛(에 등)산 (하지) !
이맛산!

 

 

그리고는 해가 바로 졌기 때문에 멀리 가지 못하고 정상석 아래쪽 평평한 곳을 찾아 좁은 공간 사이로 텐트 2동을 치고 저녁을 후딱 먹고 잠이 들었다.

 

2부에 계속...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