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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저스트 키즈(Just Kids) : 패티 스미스와 로버트 메이플소프 젊은 날의 자화상

by 이승보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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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 작성
리디북스, 20/10/6~20/10/20

 

저스트 키즈 세 줄 요약

 

1970년대 뉴욕으로 떠나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1920년대 파리의 예술인들을 조우하며 즐기는 것이라면, 이 책에서는 패티와 함께 1970년 뉴욕에 거주하는 수많은 예술인들을 접하게 된다. 정말 수많은 사람의 이름이 나열되어서 그들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분명 그 시대를 함께 산 사람이 틀림없다고 생각할 정도이다..비록 언급되는 많은 인사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 속에서 한 두명의 아는 이름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의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앤디워홀, 프리다칼로, 지미 핸드릭스, 게리 쿠퍼와 라이카 브랜드 정도였다.

"오, 저 커플을 찍어요. 예술가들인가봐요"
"그냥 가자고. 그냥 애들이야(They're just kids)"

이 책의 제목인 "Just Kids"가 언급되는 장면의 대화이다. 마치 서로에게 흡수되든 가까워진 패티와 로버트는 비록 가난했기에 항상 돈을 생각하고 무언가를 해야 했다. 하지만 돈이 없었기에 더욱 창의적이어야 했고 더 예술적으로 자신들을 표현하고자 하던 시기였다. 그들에겐 자신을 드러내고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패티에게는 글과 드로잉이, 로버트에게는 드로잉, 조각, 설치 등의 종합미술이었다. 누군가에겐 그저 아이들의 장난처럼 보이는 행위들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예술을 하고 있었다. 로버트가 걸치는 장신구들이 그걸 얘기해주었고, 패티가 쓰는 많은 시들이 그러했다.

아이들은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들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은 인형이나 장난감 로봇이 살아 있다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작품을 대하는 예술가의 태도는 아이들이 자기 장난감을 대하는 것과 닮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로버트는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작품을 위해서건 자기 자신을 위해서건, 창작욕에서 발현된 것이든 성적 욕망에서건 그는 열쇠고리 하나도, 부엌칼이든 나무 판대기 하나라도 예술로 승화하는 재능을 지녔다. 그는 자기 작품과 물건들을 사랑했다.
<저스트 키즈> 中 저스트 키즈

 

연인에서 소울 메이트로

(스포주의)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나도 제법 열린 사고(?)로 인간 관계를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는데 패티와 로버트의 관계는 나도 감히 이해하거나 형성하기 쉽지 않은 관계이다. 책을 다 읽고 이들의 관계에 대해서 굳이 이름 붙이자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소울메이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살면서 저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본다면 감히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니고, 나와 만날 많은 사람들 또한 그런 사람이 아닐 확률이 높을 듯 하다. 그저 이건 패티와 로버트이기 가능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들은 관계는 '찐'이다.

우리는 서로 약속을 정해 게임으로 만들곤 했는데, 한 사람이 꼭 다른 사람을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진지했다. ~ 같은 날 둘 다 동시에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했다.
<저스트 키즈> 中 저스트 키즈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 내가 보이지 않는다. 그 날의 우리가 보인다.
<저스트 키즈> 中 다른 길을 가면서도 함께

 


인상 깊은 세 구절

아래 문장들은 적어놓은 많은 문장들 중에서 적당히 조금만 고민해서 골라낸 세 문장이다.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아래 문장들이 내게 인상깊었다고 해두고 싶다.
박웅현 작가님의 말을 빌리자면 아래 문장들은 내게 도끼가 될 수 있다.

나는 나를 넘어서 더 높고 다른 세계를 탐험하기 바랐고,
로버트는 자기 안의 세계를 추구하길 바랐다.

패티와 로버트가 추구하는 예술의 목적은 다르다. '예술'이라고 불리는 것 안에는 많은 것들이 있으며, 어떤 것들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되지만 또다른 어떤 것들은 수단이 된다. 그리고 그 어떤 것들끼리는 서로 다르기도 하지만 같기도 하다. 로버트에게 사진은 '종착역으로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였다' 하지만 초기 사진은 화가들에게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수단에 불과했고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수단으로서 작용할 것이다.

 

로버트의 작품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그의 마음에 들어가는 방법이었다.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우린 뭐가 될까? 철없는 우리가 자신을 향해 항상 던지는 질문들이었다. 그리고 철없는 대답 또한 알게 되었다.
 

 

 

+ 크레이지 호스는 승리 후 전리품을 갖게 되면 다음 전투에서도 승리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패배한다고 믿었다.

+ 새해 첫날 그 사람이 뭘 하는지를 보면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갈지 눈에 보인다던 어머니 말씀이 떠올랐다.

 

 


저스트 키즈 추천 포인트

 

패티와 로버트의 팬이라면 당연히.
이미 사서 읽지 않았을까?
만약 아직 그러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우상들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듣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불안한 현재와 이루기 힘들 것 같은 꿈을 꾸는 이들에게 .

저자인 패티 스미스는 책의 머리말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아래와 같이 얘기한다. 처음에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비록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재능이 있었기에 지금의 그들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본다면 고생을 하던 그 순간에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되는 불안감과 의심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을 가지고 믿고 나아가고 주변인들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성장했고 이루어 나갔다. 우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마지막 결승 무대를 이긴 참가자가 흘리는 눈물을 함께 흘리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저의 글이 여러분들로 하여금 타인과 다른 면이 있더라도 그 점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꿈을 좇을 수 있는 강한 의지와 내면을 갖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스트 키즈> 中 한국 독자들에게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패티 스미스가 적은 로버트와 함께한 어린 시절들과 그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다. 그들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며 그들과 함께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재미를 넣어준다. 나는 비록 한국어 번역판을 전자책으로 보았지만, 이왕이면 종이책으로 보기를 추천드리고, 영어가 가능하시다면 영어 원서로 보기를 추천한다.

전자책에는 빠져있는 로버트가 찍은 몇 장의 사진들이 종이책에는 담겨있기에 더욱 책 읽는 재미를 줄 것이고,

한국어로는 완벽하게 표현이 다 안된 패티의 아름다운 문장들은 원서로 읽어야 그 느낌이 온전하게 전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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