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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파민형 인간 :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 글쓴이 : 대니얼 Z.리버먼, 마이클 E.롱 ∙ 옮긴이 : 최가영 ∙ 출판일 : 2019.10.10 ∙ 출판사 : (주)쌤앤파커스 ∙ 카테고리 : 자기계발 ∙ 플랫폼 : 밀리의 서재 ∙ 독서기간 : 2023/02/02 ~ 03/14 ∙ 독서별점(5점) : ⭐️⭐️⭐️⭐️
목차
✏️ 한줄 소감
📖 줄거리 요약
프롤로그 : 더 많은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미치는 도파민형 인간
- ‘도파민형 인간’이란 날 때부터 남들보다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더 많은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끊임없이 매료되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욕망하고 갈구하며, 남보다 더 잘 중독되고, 성취하는 것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는 사람들이다
챕터1. 우리는 왜 자꾸 사랑하고 중독될까?
- 도파민은 ‘쾌락’보다는 ‘기대감’에 반응한다. ‘보상예측오류’라고 하는 기대에 대한 반응, 예상치 못한 좋은 소식 등에 반응한다. 수식을 사용해 단순화 한다면 ‘보상예측오류(도파민 활성) = 실제로 받은 보상 - 기대한 보상’ 이다. 도파민은 미래에 더 가질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이 있지만 실제로 그 보상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기대한 미래가 현재가 되는 것이 일상이 되어 익숙해지면 도파민은 더이상 반응하지 않는다.
- 도파민이 활성화되었을 때는 우리는 현재가 아닌 미래만 생각하고 집중하게 된다. 우리가 꿈과 환상의 미래가 아닌 현실을 즐기려면 도파민이 쥐고 있던 뇌의 지배권을 현재지향적 화학물질(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돌핀 등)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도파민이 기대감을 통해 기쁨을 준다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은 실제 감각과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선사한다. 대부분의 경우 도파민과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은 2교대로 뇌를 지배한다.
챕터2.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는가?
- 도파민 회로는 ‘생존’을 위해 몸을 움직이게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래의 생존을 위해 주변을 탐색하고 지금 당장 원하게 만든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보상이 얻어걸리면 도파민 욕망회로는 뇌 속에 새로운 길을 내고 그곳에 새로운 신경망을 형성해서 기억시킨다. 이 기억의 역할은 다음에 똑같은 보상을 받게 되었을 때 놀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생존 자원을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매자의 후회’라는 사례처럼 그런 기대가 실제 즐거움으로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도파민 욕망회로에는 만족이라는 감정을 생성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후회를 하지 않을 해결책은 도파민이 주도하는 ‘욕망’을 취사선택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이 주도하는 ‘애호’로 발전시키는 분별력을 기르는 것이다.
- 연구에 따르면 보상효과만 약물쪽이 어마어마하게 더 클 뿐, 건드려지는 뇌 회로는 자연적 자극(음식,섹스 등)과 약물이 다르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굶주린 사람은 허기를 달래면 포만감 회로가 활성화되어 식욕회로가 억제되므로 식량을 구하러 다닐 의욕이 떨어지지만, 약물(코카인)은 포만감회로라는게 없다. 중독성 있는 약물은 ‘예측-예측 오류 회로’를 우회해버린다. 그러고는 도파민 회를 인위적으로 점화시키며 몸의 사정은 상관없이 도파민 분비를 재촉한다. 약이 사람들을 중독시킬 수 있는 이유는 도파민 욕망회로를 깨우는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마약에 중독되고 취하다는 것은 실제로 들뜨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라앉지 않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기대했던 보상이 실체화되지 못하면 도파민 회로는 활성화되지 않고 이 때 인간이 느끼는 기분은 처참하기 때문이다. 마약은 강력하게 도파민을 활성화시켰지만, 마약을 하지 않을 때는 활성화되지 않은 도파민 회로가 기분을 침체시기기 때문이다.
- 활성화된 도파민경로는 충동적 행동을 부추기지만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도파민은 욕망을 증가시킬 뿐 애호 능력을 키우지는 못한다. 마약을 끊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도파민의 ‘욕망회로’를 현재지향적인 ‘애호회로’로 바꿔야 하지만 쉽지 않다. 도파민의 욕망회로는 강력하고 대단히 영향력 있는 반면 애호회로는 작고 미약하고 깨우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인생에서 ‘즐거움’은 ‘욕망’과 달리 훨씬 드물고 짧기 때문입니다.”
- 마약을 끊는 것과 같게 일상에서 TV를 끄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조깅을 하러 나가는 것도 도파민 회로를 이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도파민과 맞장을 뜨는 것도 도파민이다. 도파민 욕망회로를 억누른다는 면에서 또 다른 도파민 회로는 ‘도파민 통제회로’라 부르기로 하자.
챕터3.파멸하거나 진화하거나, 중독되거나 성취하거나
- 뇌에서 도파민 ‘욕망회로’와 ‘통제회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을 공통의 목표로 삼으며 가능성뿐인 미래의 세계를 다룬다. 하지만 두 회로는 시발점은 같지만 종착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회로를 타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욕망회로는 흥분과 열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서 끝나는 반면 도파민 통제회로는 논리적 사고에 특화된 영역에서 끝난다. 도파민 통제회로 덕분에 어떤 활동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 실행함으로써 진화와 생존이라는 과제를 잘 수행했을 때 도파민은 보상을 제공하고 우리를 독려한다. 그런 식의 좋은 경험은 다음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신호탄이 된다. 결국 노동 자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도파민이다. 인간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응원하고 채찍질하는 것은 도파민의 특별한 재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파민이 부족하면 의지력도 따라서 약해진다.
- 도파민 욕망회로가 과하면 약물중독을 일으키듯, 도파민 통제회로가 지나치게 우세한 사람들은 성취욕에 중독된다. 성취욕 중독자는 오직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만 매달릴 뿐 절대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그들은 온갖 감정과 감각을 마주해야 하는 현재의 경험을 기피한다.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는 오로지 미래, 발전, 혁신뿐이다. 경쟁에서 이길 때 도파민이 발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도파민 홍수가 갑작스레 쏟아 붓는 쾌감은 소소하고 은근한 현재지향적 기쁨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것이다. 누구든 승리의 순간 밀려드는 벅찬 환희를 한번 맛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승리는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하지만 패한 뒤 몰려오는 도파민의 침묵은 몹시 고통스럽고 충격적이다
- 도파민은 욕망과 끈기 모두의 원천이다. 본래 도파민 시스템은 미래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사명을 띠고 진화했다. 그래서 선발주자인 욕망과 열정은 구르기 시작한 공이 멈추지 않게 하는 데 주력하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된다. 한편 후발주자인 통제회로는 주특기인 논리와 추론능력으로 장기적 계획과 전략을 짜고 여러가지 대안의 장기적 결과를 예측한다. 이런 능력은 인간으로 하여금 공을 더 잘 굴리게 해준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은 끈기의 원동력이 되어 그 목적지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
- 의지력은 근육과 같아서 쓰면 쓸수록 피로가 쌓인다. 연구팀은 “한번 절망해본 피시험자들이 다음번 도전을 더 쉽게 포기했다는 사실을 통해 유혹을 참는 데에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따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인간의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노력으로 의지력을 키울 수 있다 해도 그것만으로 장기적인 변화를 꾀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지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심리치료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 가장 유명한 것 3가지는 동기강화요법, 인지행동요법, 12단계 촉진요법이다
챕터4. 창조자는 천재 아니면 미치광이
- 광기와 천재성, 즉 뇌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 모두 그 중심에는 도파민이 있다. 도파민 욕망회로를 자극하는 ‘돌출’, 집중력과 연관되는 ‘잠재화 억제 부족’,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2가지를 연결하는 ‘유추’가 천재를 만들거나 광기의 정신질환자를 만든다. 현실과 상상 두 세계 사이의 균열을 비집고 비현실이 들어와 현실을 잠식할 때 편집증, 망상, 폭주 행동을 낳는다. 분야적으로 예술과 과학은 도파민이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시를 지으려 해도, 물리 공식을 완성하려 해도 일단 현실의 겉모습 너머로 보다 심오한 추상적 세상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 ‘돌출(salience)’이란 어떤 것이 그 사람에게 도드라져 보이거나 신경 쓰이는 정도를 말한다. 돌출되는 대상은 사람마다 다른데 내 미래를 바꿀 만한 잠재력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돌출된다. 다시 말해, 도파민 욕망회로를 자극하는 모든 것이 돌출된다는 소리다. 예를 들어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 없는 사람보다 더 빨리 땅콩버터 병을 찾는다. 그런데 이 돌출 기능이 고장 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시도 때도 없이 머릿속이 번쩍번쩍한다면? 망상은 이처럼 돌출 정도가 지나칠 때, 혹은 엉뚱한 타이밍에 돌출될 때 흐리멍덩하던 사건이 선명해지면서 시작된다. ‘잠재화 억제 부족(low latent inhibition)’이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뒤로 제쳐놓고 무시해오던 일이 몹시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 증세를 말한다. 중요하지 않은 것을 무시하고 넘어갈 줄 아는 것도 집중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한 능력이다. 누구나 갑자기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 마땅한 잠재화 억제 대상과 보다 중요한 것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이때 혹자는 신나서 어쩔 줄 몰라 하고 혹자는 공포감에 벌벌 떤다. ‘유추’는 그야말로 도파민의, 도파민에 의한, 도파민을 위한 기능이라 할 만하다. 오감으로 느끼기에는 서로 완전히 다르지만 논리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2가지를 짝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2가지를 연결하는 유추력은 창의력의 핵심요소 중 하나다.
- 인간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상상력을 동원해 ‘세상의 모형’을 만든다. 이 모형 구축 작업은 우리가 생활하는 동안 새롭게 입수되는 정보를 참고해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다. 우리는 이 모형을 통해 경험을 추론하고 보편타당한 규칙을 만든다. 그렇게 해서 전에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모형은 많은 선택지 가운데 딱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 특히 유용하다. 상상 속 체험을 바탕으로 현실의 결정을 내린다. 이 과정을 ‘정신 시간여행mental time travel’이라고 한다. 상상력을 동원해 다양한 미래 상황에 나 자신을 투영하고 정신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정신 시간여행은 도파민 시스템이 보유한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정신 시간여행을 위해서는 모형이 필요하다. 정신 시간여행은 기본적으로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예측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 때 내가 가진 모형이 현실과 얼마나 완벽하게 일치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현실과 완전히 딴판인 모형은 엉뚱한 미래 예측을 내놓을 것이고 이는 반드시 스스로에게 불리한 선택으로 이어질 테니까. 모형은 매우 유용한 도구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모형에만 너무 의지하면 사고의 틀이 제한되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통찰력을 요구하는 ‘모형 부수기’는 수수께끼와 흡사하다.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보려면 먼저 기존의 모형을 깨부숴야만 한다.
챕터5.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진보주의는 도파민이, 보수주의자는 현재지향적 화확물질이 더 우세한 것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영리하고 정신력이 강하며 현실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진보주의자였다. 진보주의라는 말에는 ‘꾸준히 개선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로 진보주의자는 변화에 너그럽다. 도파민은 우리가 사는 오늘의 현실보다 훨씬 나은 세상을 그들의 머릿속에 그려냄으로써 그들을 이상주의자로 만든다. 도파민과 진보주의가 무관하지 않음을 실증하는 현장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할리우드), 학계, 대학 캠퍼스가 있다. 이타적이고 발이 넓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며 사회관습을 잘 따르는 성향의 사람들은 진보주의자가 아닌 보수주의자였다. 보수주의자는 변화의 조짐이 있으면 경계부터 한다.
-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근본적으로 시선이 향하는 곳이 서로 다르다. 현재지향적 화학물질형(보수주의자)의 인간은 당장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도파민형 인간(진보주의자)은 멀리 보고 앞서 계획을 세우는 편이다. 그렇기에 보수주의자는 대체로 타인을 위해 지갑을 열고 기부를 하는데 망설임이 없는 반면, 진보주의자는 기부의 형식 보다는 취약계층에게 혜택을 더 주자는 복지법 강화를 주장한다.
-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는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그 반대로 행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간접적인 ‘두려움, 욕망, 동정심’을 이용해서 진보주의자를 보수주의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할 수도 있고, 현재지향적 화학물질의 수치를 높이는 약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할 것이다.
- 국정은 도파민 주도 활동이다. 한참 먼 곳에서 추상적 개념인 법률을 통해 대중을 다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게임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진보주의의 진심은 국민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고 보수주의의 진심은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임을.
챕터6. 무엇이 인류를 진화하고 번영하게 만들었나?
- 도파민(그리고 도파민 수용체의 일종인 7R대립유전자)을 자극하면 탐험 행동이 증가한다는 동물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에 둔감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파민의 부추김을 받은 사람은 이런 점들로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그곳에 적응해서 살아남았다.
- 궁핍하고 매일이 위태롭던 원시시대에 인류는 쉬지 않고 “더, 더!”를 외쳐대는 도파민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시기에 도파민은 인류 발전을 견인한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물질과 첨단기술이 풍족하다 못해 범람하는 오늘날에 생존은 더 이상 인류의 관심사가 아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을 진화가 따라잡지 못하고 현대인의 뇌는 여전히 원시시대에 있다. 도파민의 욕심은 여전히 끝이 없다. 도파민형 생활태도는 경쟁적 기술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 되었다.
-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딱 하나다. 더 많은 것, 더 새로운 것만을 고집하는 집착을 버리고 균형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이 복잡다단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즐기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 인간이 ‘나는 본질적으로 어떤 사람인가’를 자문할 때 사실 그것은 도파민을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철학자에게 ‘인간성의 정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보자. 그러면 그는 ‘자유의지’라고 답할 것이다. 인간은 여러 가지 선택지의 장단점을 저울질하고 가치나 원칙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줄 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을 극대화할 최선의 방도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그런데 이 일을 수행하는 진짜 주인공은 바로 도파민이다. -연구자에게 인간성의 정수는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연구자는 분석하고, 판단하고, 예측한다. 한마디로 그는 ‘이해’했을 때 비로소 연구자다워진다. 그런데 이것 또한 도파민의 일이다 -다음은 쾌락주의자다. 이들은 유흥에 심취했을 때 스스로를 진정한 자아라고 생각한다. 탐닉하는 대상이 술이든, 여자든, 가무든 쾌락주의자에게 삶의 목적은 단 하나, 악착같이 달려온 만큼 더 많은 보상을 돌려받는 것이다. 이것 역시 도파민의 일이다. -예술가는 어떤가. 그는 ‘창작 능력’을 인간성의 정수로 꼽는다. 창작이란 그 전에 없었던 진실과 아름다움을 실재하게 하는 것이고, 이것은 천지창조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도파민의 일이다. -마지막으로 도인은 해탈 상태에서 진정한 인간성이 싹튼다고 말한다. 그가 믿는 인간성의 정수는 물리적 현실 너머에 존재한다. 나는 누구인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불멸의 영혼이기 때문이다. 영혼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냄새나 맛이 나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 인간이 자신의 영혼과 조우할 방법은 오직 명상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또 도파민이다
챕터7. 미래지향과 현재지향을 조화시키다
- 도파민과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은 상부상조하도록 진화했다. 언뜻 보면 두 신경전달물질 부류가 서로 반대작용을 하며 경쟁만 하는 것 같지만 이것은 궁극적으로 뇌의 안정을 불러온다. 그 덕분에 뇌세포들은 쉬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게 된다. 도파민은 모든 게 끝까지 마무리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멈춰 서서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에게 길을 터준다. 만족하고 함께 즐긴다. 숙제를 완벽하게 끝내고 갖는 여유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 이 균형이 무너지는 상황이 여럿 있다. 도파민 과잉 상태는 불행한 능력자를 만드는 반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 과잉 상태는 행복한 게으름뱅이를 낳는다.
- 이런 두 신경전달물질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한다. 뇌의 정보처리 효율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 즉 현재에 의식을 집중할 때 극대화된다. 그러면 도파민은 새로운 계획을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낼 수 있다. 미래 예측의 뼈대를 빚으려면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는 오감을 통해 현실에서 수집되는데, 이 데이터베이스 자체가 훨씬 탄탄하기 때문이다. 도파민 회로가 자극을 받아 깨어나면 집중력이 덩달아 높아진다. 이때 집중의 초점을 바깥세상으로 돌림으로써 현재지향적 회로까지 깨우면 보다 강렬한 감각으로 현실을 체험하게 된다. 그래서 작정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면 묵묵부답이고 오히려 다른 일에 몰두할 때 이런 생각이 툭 튀어나오기 일쑤다.
- 낯선 환경의 한복판에 설 때 온몸의 신경세포로 포착되는 감각 자극은 더없이 선연하다. 이 맛에 여행을 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반대 순서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들어온 감각 자극이 인지 기능을 수행하는 뇌 도파민 회로에 터보 엔진을 달아주는 것이다. 특히 복잡한 상황(일명 풍요로운 환경)일수록 무서운 가속도가 붙는다. 그리고 가장 복잡한 환경, 즉 가장 풍요로운 환경은 다름 아닌 자연계다.
- 사람들이 잡념에 빠져 있을 때 덜 행복해하는 경향이 있었고, 지금 하는 일에 오롯이 집중할 때 더 만족하고 즐거워했다. 연구팀의 종합적 해석은 이랬다. ‘인간 정신의 본성은 떠도는 것이지만 정신이 떠돌 때 인간은 행복하지 않다.’ 우리는 현재에 우리의 시간을 허락함으로써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관한 감각 정보를 취한다. 그래야만 이 정보를 기틀 삼아 도파민 시스템이 최상의 미래 계획을 짤 수 있다. 온몸으로 흡수되는 감각 정보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돌풍처럼 불러온다. 그때의 기분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근사하다. 완전히 새로운 것, 방금 전만 해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에필로그 :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 창의력은 도파민 회로와 현재지향적 회로를 조화시킬 최고의 수단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목공, 뜨개질, 그림, 바느질 등 손으로 하는 전통적 소일거리들이 잊혀가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오늘날 이런 활동들이 더 요구된다. 온전히 나의 상상력만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그것을 실행할 계획을 세우고, 직접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취미 생활에서 돈이나 명예가 나오는 것도,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미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도파민 회로와 현재지향적 회로 모두 필요하다.
-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것은 도파민 회로 때문이다. 그러나 목표 달성의 쾌감에 빠져 폭주하기 일보직전인 우리 현대인이 정작 완수해야 할 진짜 임무는 따로 있다. 바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풍부한 감각 경험에 깊은 통찰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균형 잡힌 인간으로서 진정으로 성숙할 수 있다.
📍 인상 깊은 구절들
📍 인상 깊은 구절들
- 도파민은 보상 자체가 아니라 보상예측오류에 반응했다. 보상예측오류 = 실제로 받은 보상 - 기대한 보상
- 변한 것은 당신의 기대감뿐이다
- 인간의 열정은 가능성의 세계를 꿈꿀 때 자라나고 현실에 부딪힐 때 꺾인다
- 도파민은 우리로 하여금 사랑의 여정에 발을 들이게 한다. 하지만 도파민은 사랑의 시작일 뿐 완성이 아니다.‘기대’가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만 두 사람은 오랜 연인이 될 수 있다. ‘동반자적 사랑’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관장한다.
- 도파민이 주도하는 ‘욕망’을 취사선택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이 주도하는 ‘애호’로 발전시키는 분별력을 기른다
- 도파민 욕망회로는 흥분과 열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서 끝나는 반면 도파민 통제회로는 논리적 사고에 특화된 영역에서 끝난다.
- 도파민이 부족하면 의지력도 따라서 약해진다. 인간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응원하고 채찍질하는 것은 도파민의 특별한 재능이다.
- 의지력도 지갑 속의 돈처럼 쓰면 사라진다. 의지력은 근육과 같아서 쓰면 쓸수록 피로가 쌓인다.
- 도파민은 욕망과 끈기 모두의 원천이다. 본래 도파민 시스템은 미래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사명을 띠고 진화했다. 그래서 선발주자인 욕망과 열정은 구르기 시작한 공이 멈추지 않게 하는 데 주력하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된다. 한편 후발주자인 통제회로는 주특기인 논리와 추론능력으로 장기적 계획과 전략을 짜고 여러가지 대안의 장기적 결과를 예측한다. 이런 능력은 인간으로 하여금 공을 더 잘 굴리게 해준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은 끈기의 원동력이 되어 그 목적지로 우리를 데려다 준다.
- 인간 생의 모든 다음 단계가 정신 시간여행에 달려 있는 것이다
- 예술과 과학은 도파민이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시를 지으려 해도, 물리 공식을 완성하려 해도 일단 현실의 겉모습 너머로 보다 심오한 추상적 세상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 현재지향적 화학물질형의 인간은 당장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도파민형 인간은 멀리 보고 앞서 계획을 세우는 편이다.
- 낯선 환경의 한복판에 설 때 온몸의 신경세포로 포착되는 감각 자극은 더없이 선연하다. 애덤 호흐실트는 이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분위기가 내 나라와 완전히 다른 외국에 가면 눈과 귀가 훨씬 밝아진다. 마치 각성제라도 먹어 보통은 놓치고 지나가기 일쑤인 것들이 갑자기 모두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그럴 때 나는 새삼 살아 있음을 느낀다.” 현실세계에서 들어온 감각 자극이 인지 기능을 수행하는 뇌 도파민 회로에 터보 엔진을 달아주는 것이다. 특히 복잡한 상황(일명 풍요로운 환경)일수록 무서운 가속도가 붙는다. 그리고 가장 복잡한 환경, 즉 가장 풍요로운 환경은 다름 아닌 자연계다.
- 사람들이 잡념에 빠져 있을 때 덜 행복해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에 오롯이 집중할 때 더 만족하고 즐거워했다. 연구팀의 종합적 해석은 이랬다. ‘인간 정신의 본성은 떠도는 것이지만 정신이 떠돌 때 인간은 행복하지 않다.’
- 창의력은 도파민 회로와 현재지향적 회로를 조화시킬 최고의 수단이다. 목공, 그림, 바느질 등 오로지 머리와 손재주만 있으면 된다. 온전히 나의 상상력만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그것을 실행할 계획을 세운다. 그런 다음 직접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도파민 회로와 현재지향적 회로 모두 필요하다.
-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딱 하나다. 더 많은 것, 더 새로운 것만을 고집하는 집착을 버리고 균형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이 복잡다단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즐기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풍부한 감각 경험에 깊은 통찰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균형 잡힌 인간으로서 진정으로 성숙할 수 있다.
📝 독후감
💬 도입(책 선정 이유, 전반적인 느낌 등)
- 친한 친구 함대와 얘기를 나누면서 ‘유전적 성질’에 의해 정치 성향부터 시작해서 인간의 거의 모든 행동이 정해진다는 주제가 나왔다. 그러면서 함대가 추천해준 책이 [도파민형 인간]과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2권이다. 함대의 말을 빌리면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이라는 책이 생각을 풍성하게 해줘서 더 추천한다고 했지만 아쉽게도 밀리의 서재에는 [도파민형 인간]이 있어서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물론 나중에 함대한테 책 빌려서 저 책도 읽어볼꺼임!)
- 함대한테 추천을 받기 전에도 이 책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정확히 몇 년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젠가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장기간 있으면서 여러 매체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쯤은 읽어봐야지 하면서 아직까지 못 읽어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잘 읽었다!(그러고보니 그런 책들이 한 두권이 아닌 듯 하다. [사피엔스], [팩트풀니스]..등등)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나올꺼 같은 제목에 비해 전반적으로 전혀 어렵지 않은 내용으로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금방 읽은 듯 하다.
🔖 인상깊은 책의 내용(사건/인물 등)
- 전체적으로 책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욕망회로’와 ‘통제회로’ 2가지 회로를 통해서 인간을 어떻게 행동하게 하는지 설명한다. 도파민에 대응하는 세로토닌, 옥시토신과 같은 ‘현재지향적 물질’을 이어서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제일 받기 쉬운 사랑이라는 상황을 시작으로 중독, 천재성, 정치성향, 인류의 탐험(번영)에 관한 상황을 얘기하며 두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얘기한다.
- 도파민에 대해 정확히 몰랐더라도 ‘쾌락’과 연관지으면서 어렴풋한 느낌이 있었기에 읽으면서 ‘그렇구나, 역시 그랬어’ 라며 읽은 부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부분에서는 완전 새로운 지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우와 진짜? 오호라!” 하면서 읽기도 했다. 그 중에서 가장 신기했다고 할 만한 것은 정치성향도 도파민과 현재지향적 물질이 얼마나 더 많이 분비되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내용이었다.
❗️ 책을 읽고 느낀 점(떠오른 생각/아이디어/질문)
- 우선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100%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새로운 지식은 확 몰입이 되어서 빠져드는 편이면서도 늘 그것이 진짜인가 의문을 가지고 의심하는 버릇이 있다. 특히나 이런 과학과 의학에 관련된 것들은 진리와 진실이라고 하기보다는 여러 실험들에 의해 (현재 기준에서) 사실인지 아닌지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내용들 중에서 혹시나 틀린 내용이 있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궁금하면 찾아봐야 하는데….미루고 미루다 억지로 독후감을 쓰다보니 아직은…..ㅜㅜ나중에 다시 찾아보고 추가해야지)
- 나 역시 도파민의 노예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막상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할듯?ㅋㅋㅋ)책에서 도파민은 미래를 상상하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활동한다고 하는데, 나도 은근히 그런 면이 강하단 말이지. 욕망회로가 강한 덕분인지 가끔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를 때가 있고, 술도 마셨다 하면 필름이 끊기….(지금은 많이 안그럼!) 그리고 통제회로도 지기 싫은지 정 보다는 논리를 따지고 계획적인 걸 좋아한다. 이게 동시에 둘 다 강할 수 있는 건지도 몰라도. 그리고 ‘세상의 모형’을 만들어서 ‘정신 시간여행’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상상 중에 하나이다. 나는 무슨 생각까지 하냐면 ‘계단을 내려가다가 혹시나 발을 헛디뎌서 구른다면 어떻게 해야하지? 크게 다쳐서 손발을 움직이기도 힘들다면? 그럴 땐 이렇게 이렇게 해보까 아냐 근데 그건 아파서 못 할 수도 있으니 이렇게 해야할까’라는 생각도 하기도 한다. 물론 저런 상황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계단을 내려갈때마다 생각이 든단말이지… 이 정도면 도파민 강하다고 할 수 있으려나
- 위의 생각을 적다보니 드는 추가적인 생각이 ‘나이에 따른 도파민 활성화 연관성’이다. 딱 3년전까지만 해도 회사를 퇴사하고 해외에 나가서 살아야지 라는 마음을 먹고 비자까지 받았는데 코로나가 터져서 퇴사를 못했었다(이걸 경험이라고 해야될지 계획이 있었다고 해야할지..) 중요한건 이 내용이 아니다. 그 때 퇴사를 결심했을 때는 지금 회사를 나가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외국에 나가 살아도 알바를 하든 굶으면서 힘들게 살든 어떻게든 살아나가면서 내가 원하는 바를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감이 어느 순간 갑자기 휙 하고 사라졌다. 서서히 적어진 것도 아니고 그냥 없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어떻게 그런 무모한 생각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물론 그 사이 내 주변의 상황이 변한 것도 있겠지만 생각이 바뀐 시간이 긴 것이 아니다. 20년 2월까지도 자신감이 있었다면 21년 2월에 딱 1년만에 그런 생각이 사라졌으니까… 그래서 드는 궁금함이 도파민 활성화가 책에서 설명하는 보상예측오류라든지 어떤 상황에서 생기는 것 외에 나이와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사실 나이라고 하면 결국 경험이 포함될 수 밖에 없을 것 같긴 하다)
- 어디선가 주워듣기로 아직 인간의 몸 속에 돌아다니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100% 다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책도 도파민에 집중해서 서술된 책이라서 그렇지 책 중간에도 나와있듯이 뇌에서 나오는 신호가 마지막 순간 어떤 행동으로 표출될지는 여러 다른 회로들과 함께 관련이 있을 것이다. 도파민 말고 또 어떤 녀석들이 내 몸을 지배하고 있을까.
- 내가 좋아하는 취미들은 다양한데 유일한 공통점이 ‘그것을 하는 순간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었다. 스쿠버다이빙(잠수를 하는 동안 오롯이 내 숨소리와 눈 앞에만 집중하게 된다. 잡념이 들어오는 순간 호흡이 꼬이고 돌발상황 대처가 안되는 것을 경험함), 스윙댄스(음악의 박자에 맞춰서 파트너(팔뤄)와 춤을 추는 동작에만 집중하게 된다. 딴 생각하는 순간 스텝 꼬이고, 박자 놓치고…어후), 등산(산을 오르는 동안은 일체 잡생각이 들지 않는다. 눈 앞의 자연을 보면서 멋있다는 감탄을 하는 동시에 힘들다고 욕을 하는 것 뿐), 오지로의 여행(어쩌면 개인적으로 가장 생존과 가까우면서 일상의 현실에서 멀어진 순간들이 아닐까. 물론 오지가 엄청난 오지는 아니고 그래봐야 인도,몽골 같은 곳).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위에 인상깊은 구절에 있는 ‘사람들이 잡념에 빠져 있을 때 덜 행복해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에 오롯이 집중할 때 더 만족하고 즐거워했다. 연구팀의 종합적 해석은 이랬다. ‘인간 정신의 본성은 떠도는 것이지만 정신이 떠돌 때 인간은 행복하지 않다.’ 말 때문이다. 딱 저 말이 맞는 것 같다. 단순히 내가 저 활동들을 취미로 삼고 매력을 느낀게 아니라 저런 이유때문이었구나!
💎 책에서 배운 것들 -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뀐 점(내 삶, 행동, 생각, 아이디어 등) - 내 삶과 연결할 수 있는 부분/내 삶에 적용 가능한 부분
- ‘변한 것은 당신의 기대감뿐이다’ 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어떤 상황이 닥친 후 내가 실망과 좌절을 하는 것은 결국 내 기대감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대하는 태도 역시 기대를 적게 할 수록 더 큰 도파민을 부르고, 처음 느낀 기대감에 상응하는 보상에 대해서 다음 번에 더 크게 부풀리지 않고 당연시하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 늘 생각하는 바였지만 다시 한 번 새겨본다.
- 도파민과 현재지향적물질의 균형을 잘 맞춰보자. 너무 많은 욕심 내지 말고, 현재 지금에 만족하기. (근데 이건 너무 식상하단 말이지? 이건 둘 다 발달시키는게 아니라 죽이는거 같은 느낌은 내 생각인가?) 그래서 나는 둘 다 자극을 하는 쪽으로 해보고 싶다. 20대에는 도파민이 뿜뿜해서 이상적인 생각만 가득하고 즐거운 미래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 다 쏙 들어가고 당장 주변의 현실만 눈에 들어오는 늙은이가 되었다. 그러니 우선 다시금 도파민을 강화(?)하고 활성화시키려고 해봐야지. (도파민이 분출되는 정확한 원리를 좀 찾아봐야겠다. 이걸 강화한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고) 뭐 거창한 미래를 상상한다는게 아니라 작은 목표세우고 이루기 부터! 그래서 자극하고 강화해야지
- 실내에서 하는 취미를 만들어보자. 특히 손으로 하는. 창의력을 요하는! 어릴 때는 퍼즐이나 만들기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런 것들 보다는 밖으로 나가서 산으로 들로 물로 나가서 노는 걸 선호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에도 나와있듯이 창의력을 가지고 손을 꼼지락 꼼지락 하면서 계획적으로 뭔가를 하는 취미를 만들어보자. 우선 예전에 사두고 안하고 있는 퍼즐들부터 하나씩 격파해나가보자.
- 도파민형 인간. 도파민의 노예로 살 것인가 주인으로 살 것인가. 어차피 유전자에 의해 호르몬에 의해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할 거라면 동물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그런 존재들을 알게 되었으면 그것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쉽지 않겠지만 그런 것들을 내 의지로 컨트롤이 가능하다면 와씨 천하무적 되는거 아냐?ㅋㅋㅋ
🖍 밑줄 친 문장들
프롤로그 : 더 많은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미치는 도파민형 인간
- 고개를 숙였을 때 손이 닿는 범위 안에서 보이는 피사체들은 내가 지금 당장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다.
- 밑을 내려다볼 때와 달리 위를 올려다볼 때 보이는 것들은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쟁취할 수 있는 것들이다.
- 고개를 들어 눈높이 위를 조망하면 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화학물질 딱 한 가지만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 화학물질은 팔을 끝까지 뻗어도 닿지 못하는 저 너머를 꿈꾸게 한다. 나아가 우물 안을 벗어나 넓은 세상을 탐험하고 정복하라고 부추긴다. 그렇게 인간을 아무리 많이 가져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 욕심쟁이로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한번 맛들이기 시작하면 점점 더 집착하게 된다
- 우리가 당장 코앞에 있는 것을 탐닉할 때 뇌에서 활약하는 것은 ‘아래’ 화학물질들이다. 아래 화학물질들의 작용으로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고, 천적에 맞서 싸우거나 잽싸게 도망친다. 모두 지근거리에서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들이다.
- 위 화학물질은 가져보지 못한 것을 갖고 싶게 하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만든다.
- 이 화학물질은 창의력과 광기의 원천이 된다. 중독에 이르는 지름길이자, 아이러니하게도 중독에서 벗어나는 열쇠이기도 하다.
- 우리는 이 화학물질의 부추김으로 꿈을 키우고 그 꿈이 좌절됐을 때 절망한다. 우리는 이 물질의 화학작용에 이끌려 더 나아가고 무언가를 이뤄내고자 노력한다. 그렇게 인간은 ‘발견’하고 ‘발전’하고 ‘번영’해왔다. 문제는 행복이 영원하지 않은 것 역시 이 화학물질 탓이라는 점이다.
- 축복인 동시에 저주이며, 동기이자 보상인 이 화학물질의 이름은 ‘도파민dopamine’이다.
- 세상에는 날 때부터 도파민이 남들보다 많이 분비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이른바 ‘도파민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더 많은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끊임없이 매료되는 사람들이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욕망하고 갈구하며, 남보다 더 잘 중독되고, 성취하는 것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는 도파민형 인간,
챕터1. 우리는 왜 자꾸 사랑하고 중독될까?
사랑은 인생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을 받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다. —헬렌 피셔Helen Fisher, 생물인류학자
끊임없이 ‘더, 더, 더’를 갈구하는 쾌락분자
- 도파민을 만들 수 있는 뇌세포의 수는 오로지 0.0005%, 즉 200만 분의 1에 불과함에도 이 화학물질이 사람의 행동을 크게 좌지우지하는 것이었다.
- 사실 도파민은 쾌락과 아무 상관이 없다.
- 정확히 말하자면 쾌락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심층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도파민의 진짜 역할이다.
‘해보니 별 거 없네…’
- 새로운 가설 하나를 세울 수 있다. 도파민 활성은 쾌락의 지표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 즉 가능성과 기대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 애초에 인간의 뇌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을 갈망하도록 빚어졌다. 그래서 인간은 갖가지 가능성을 자양분 삼아 미래를 꿈꾼다. 반면 익숙해진 것에는 흥분과 기대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 때 인간은 다른 새로운 것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 도파민 발화에 시동을 거는 것은 이렇듯 예상치 못한 좋은 소식이 선사하는 짜릿함이다. 아낀 시간이나 돈 자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 심지어 보상예측오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도파민은 꿈틀거린다.
- 도파민이 주는 흥분감 즉, 기대감이 주는 스릴은 영원하지 않다. 미래도 언젠가는 현재가 되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기에 황홀했던 미스터리는 지루한 일상이 된다. 바로 그 지점에서 도파민은 냉정하게 우리의 손을 놓아버린다. 남는 것은 실망뿐이다.
- 변한 것은 당신의 기대감뿐이다.
- 일상이 되면 보상예측오류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도파민이 발화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기대에 흥분하는 일은 없다.
- 인간의 열정은 가능성의 세계를 꿈꿀 때 자라나고 현실에 부딪힐 때 꺾인다
도파민의 질주가 멈출 때 사랑은 식는가?
- 뇌는 바깥세상을 ‘개인공간peripersonal space’과 ‘외부공간extrapersonal space’이라는 두 구역으로 엄격하게 나누어 관리한다. 전자는 나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공간이고 후자는 나에게서 멀리 떨어진 공간이다.
- 한 공간에서 성격이 다른 한 공간으로 넘어가려면 시간이 걸린다. 당연히 외부공간에서 내가 겪을 일은 미래의 사건이 된다. 즉, 거리는 시간과 연결되어 있다.
- 사유의 대상이 개인공간일 때와 외부공간일 때 뇌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 뇌가 외부공간의 일에 대처해야 할 때는 다른 화학물질들이 모두 숨을 죽인 채, 오직 1가지 화학물질만이 전권을 쥔다. 바로 도파민이다.
- 도파민은 훨씬 좋은 날이 곧 올 거라는 환상을 우리의 머릿속에 심는다.
- 이 이분법은 인간사의 모든 면면에 적용된다.
- 사랑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랑을 막 찾았을 때와 지금의 사랑을 지킬 때 우리는 완전히 다른 기술을 구사한다. 사랑이 오래 지속되려면 ‘외적 경험’ 중심의 태도가 ‘내적 경험’ 중심으로 달라져야 한다
오직 닿을 수 없는 것만이 매력적이다
- 매력은 우리가 날 선 현실감을 잃고 도파민이 그려내는 상상 속에 침잠할 때 더욱 환하게 빛난다.
- 산은 멀찍이서 제 자리를 지키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몸 안에 도파민이 많은 사람은 산을 올라 탐험하고 정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산은 정복당할 성질의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래 산은 스스로 생겨나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게다가 산꼭대기에 선다는 야망은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상상이다. 매력은 실현될 수 없는 소망을 낳는다. 소망하는 대상 자체가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구남친과 슬롯머신의 공통점
- 언제쯤 사료가 날아올지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쥐에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리는 일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녀석의 보상예측에 오류가 사라지는 것이다.
- 도파민이 불러오는 신선한 감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 기대’가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만 두 사람은 오랜 연인이 될 수 있다
불타는 로맨스에서 동반자적 사랑으로
- 도파민은 현재의 소유물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도파민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미래에 더 가질 수 있는 것들이다
- 궁극적으로 도파민은 쾌락분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기대감 분자anticipation molecule’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 우리가 꿈과 환상만을 좇는 것을 멈추고 현실을 즐길 수 있으려면, 도파민이 쥐고 있던 뇌의 지배권이 다른 신경전달물질들에게 넘어가야 한다.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에게로 말이다. 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 중 상당수는 우리에게도 이미 익숙하다. 세로토닌serotonin, 옥시토신oxytocin, 엔도르핀endorphin, 그리고 엔도카나비노이드 계열 분자들(endocannabinoid, 뇌에서 마리화나와 같은 효과를 낸다.)이 여기에 속한다. 도파민이 기대감을 통해 기쁨을 주는 것과 달리, 이 화학물질들은 실제 감각과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선사한다
- 엔도카나비노이드 계열 분자들 중 아난다마이드anandamide는 이름부터 ‘즐거움, 행복, 기쁨’을 뜻하는 산스크리트 어에서 따왔을까.
- 여전히 서로가 애틋한 커플은 뜨겁지만 설익었던 사랑을 이른바 ‘동반자적 사랑’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동반자적 사랑은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관장한다
- 사랑의 제2막이 오르고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통수권을 넘겨받으면 도파민은 침묵한다.
- 지금껏 도파민이 온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것은 열심히 노력해서 그 장밋빛 환상을 실현시켜보라는 일종의 응원이다.
- 도파민과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사이좋게 함께 활동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두 회로는 2교대를 한다.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의 활동기에 우리는 자신 주변의 현실에 집중한다. 이때 도파민은 침묵을 지킨다. 그러다 도파민 회로가 가동하면 이번에는 우리 뇌 속의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숨을 죽이고, 우리는 다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다.
- 대부분의 경우, 열정적 사랑기에서 동반자적 사랑기로 넘어가면서 커플의 잠자리 빈도는 줄어들게 된다.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분비를 억제하므로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비슷한 이치로 테스토스테론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의 분비를 억제한다.
섹스는 사랑의 축소판이자 호르몬 전쟁
- 도파민은 보상 자체가 아니라 보상예측오류에 반응했다. 수식을 사용해서 단순화해보면 보상예측오류는 실제로 받은 보상에서 기대한 보상을 뺀 값과 같다.
-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상대가 함께함으로써 완벽해질 나의 미래를 상상한다. 1~2년 뒤 현실감이 밀려오면 바로 산산조각 날 미래다. 많은 커플이 딱 그 즈음에 헤어진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안녕을 고한 뒤 각자의 도파민이 점지하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난다.
- 이때 깨지지 않은 커플의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르다. 그들의 관계는 불타는 사랑에서 인내하는 사랑으로 변모한다. 더 나아가면 동반자적 사랑으로 정착하는데, 이 경지에 오른 이들은 도파민이 주도할 때처럼 짜릿한 느낌을 받기는 힘들지만 잔잔하고 그윽한 행복감으로 충만하다.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엔도르핀과 같은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이 열심히 일하는 덕분이다.
- 도파민은 우리로 하여금 사랑의 여정에 발을 들이게 한다.
- 하지만 도파민은 사랑의 시작일 뿐 완성이 아니다.
챕터2.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는가?
배가 고프지 않아도 햄버거를 먹는 이유
매력을 느낀 순간 무조건 반응하는 의욕의 기전
- 도파민 회로는 몸뚱이를 ‘살아 있게’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도파민은 먹을 것, 쉴 곳, 짝짓기 상대, DNA 복제에 필요한 제반 자원을 찾아 쉬지 않고 주변을 탐색한다
간절히 원하게 만드는 힘
- 도파민은 몸뚱이가 지금 당장 그것을 원하게 만든다. 나중에 마음이 변한다 해도,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그런 것은 도파민이 신경 쓸 바가 아니다.
‘욕망’을 취사선택해 ‘애호’로 발전시키려면
- 기대가 실제 즐거움으로 바뀌는 과정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 구매자의 후회는 욕망회로가 약속을 어기는 전형적인 사례다. 욕망회로는 분명히 말했다. 비싼 차를 사면 기분이 엄청 좋아지고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그런데 웬걸. 슈퍼카 주인이 되어도 기분이 기대했던 것만큼 좋아지지 않을 뿐더러 좋은 기분이 오래 가지도 않는 것이다
- 욕망회로에 만족이라는 감정을 생성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 현실 경험이 도파민 각성효과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할 경우, 구매자의 후회는 홍수처럼 밀려온다. 반면에 만약 당신이 현명한 소비를 했다면 현상계에서도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마음이 충분히 클 것이기 때문에 도파민이 선사하는 스릴이 사라지는 것이 결코 아쉽지 않을 것이다.
- 구매자의 후회를 피해갈 해결책으로 3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 첫째, 도파민이 부추기는 것보다 물건을 더 구매한다. 둘째, 도파민의 꾐을 무시하고 최대한 절약한다.
- 셋째, 도파민이 주도하는 ‘욕망’을 취사선택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이 주도하는 ‘애호’로 발전시키는 분별력을 기른다
주말의 맥주 1캔이 매일 마시는 보드카 1병으로
- 연구에 따르면 보상효과만 약물쪽이 어마어마하게 더 클 뿐, 건드려지는 뇌 회로는 자연적 자극과 약물이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자연적 자극제인 음식이나 섹스에 중독된 상태는 약물중독과 공통점이 많다
- 도파민 회로는 생물의 생존과 번식을 독려하도록 진화해왔다. 인간에게 목숨을 부지하고 자식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그래서 취식과 양육을 위한 모든 활동은 체내에 다량의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다량의 도파민 분비는 생사의 기로에 선 지금이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는 결정적인 신호다. ‘쉴 곳을 마련해.’, ‘음식을 찾아.’, ‘아이들을 보호해.’ 평범한 인간에게 도파민 회로를 이보다 더 세차게 흔들어 깨우는 사안은 없다.
- 세상에 이보다 중요한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 그런데 중독자에게는 그런 게 있다. 바로 약물이다.
- 약물은 자연적인 도파민 분비 촉진인자들과 근본적인 성질이 다르다.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하지만 허기를 달래고 나면 포만감 회로가 활성화되어 식욕회로는 억제되므로 식량을 구하러 다닐 의욕이 그 전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안정을 추구하는 ‘견제와 균형’의 기전이 생명체 안에서도 작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카인에는 포만감 회로라는 게 없다.
- 도파민의 사명은 미래를 멋지게 그려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보상이 얻어걸리면 신호를 보내 알린다. “여기 주목! 새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배울 시간이야.”라고. 그렇게 도파민이 범람하는 욕망회로는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한다. 이제 도파민 회로는 스스로 새 길을 내고 그곳에 따끈따끈한 기억을 새긴다. 새로운 신경망이 형성된다. 도파민 회로는 종용한다. 방금 느낀 기분을 기억하라고, 미래에 쓸모 있을지 모른다고 말이다.
- 그렇다면 이 기억의 역할은 뭘까? 다음에 똑같은 보상을 받게 되었을 때 놀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도파민은 사람을 기쁘게 하는 데 인색하다. 뇌를 살짝 손 봐서 깜짝 이벤트를 예측 가능한 소소한 에피소드 정도로 강등시키는 것이 원래 도파민의 일이다. 그래야 이 몸뚱이가 생존 자원을 최대한 끌어 모을 수 있으니까. 다만, 깜짝 이벤트와 보상예측오류가 선사하는 즐거움이 사라지면 도파민 자신의 활동력도 함께 줄어든다.
- 그런데 중독성 있는 약물은 골치 아픈 ‘예측-예측 오류 회로’를 아예 우회해버린다. 그러고는 도파민 회로를 인위적으로 점화시킨다. 그렇게 모든 것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온 몸의 세포가 타들어가는 듯한 갈증뿐이다.
- 약물은 몸의 사정은 아랑곳 않고 무조건 도파민 분비를 재촉한다. 뇌는 잠시 우왕좌왕하다가 곧 만사를 약물과 연관시켜 처리하기 시작한다.
뇌에 더 빠르게 도착할수록 더 강하게 중독된다
- 약이 사람들을 중독시킬 수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도파민 욕망회로를 깨우는 효과 때문이다
- 가령 담배처럼 피는 크랙 코카인과 코로 들이마시는 가루 코카인은 분자구조가 똑같지만 중독성 면에서는 크랙이 현저한 우위를 차지한다.
- 비결은 바로 작용발현의 ‘속도’였다.
‘즐거움’은 ‘욕망’과 달리 훨씬 드물고 짧아서
- 방방 뜨지도 즐겁지도 않아요. 약을 하는 건 말하자면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은 약에 취한다는 것에 대해 단단히 착각하고 있습니다. 약을 해서 얻는 효과는 들뜨는 게 아니라 가라앉지 않는 거예요.”
- 중독자들이 더 이상 약에 취하지 않는데도 약을 끊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 기대했던 보상이 실체화되지 못하면 도파민 회로는 한 순간에 꺼져버린다. 휴지기의 도파민은 심심풀이 삼아 1초에 3~5회 정도 발화해 기척만 낸다고 한다. 반면 활동기의 도파민 회로는 부지런히 1초에 20~30회쯤 발화한다. 그러나 당연하게 기대했던 보상을 얻지 못했을 때 도파민 회로의 발화 횟수는 0회로 뚝 떨어진다. 이때 인간이 느끼는 기분은 처참 그 자체인 것이다. 도파민 회로가 정지했을 때 원망과 박탈감이 밀려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재활 과정에 있는 중독자는 약 없이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이 끔찍한 기분과 사투를 벌인다. 중독을 이기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체력과 결단력,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니 웬만하면 도파민은 건드리지 마라. 후폭풍이 어마무시하다.
- 약을 향한 갈증에 항복하면 적어도 행복감은 보장받을 것 같지만 사실상 그렇지도 않다. 원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갖가지 공약을 외치지만 지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 미래지향적인 도파민의 ‘욕망회로’를 현재지향적인 ‘애호회로’
-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실린 베리지 박사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도파민의 욕망회로는 강력하고 대단히 영향력 있는 반면 애호회로는 작고 미약하고 깨우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두 회로가 이처럼 다른 이유는 뭘까? 이 질문에 박사는 이렇게 답했다.
- “인생에서 ‘즐거움’은 ‘욕망’과 달리 훨씬 드물고 짧기 때문입니다.”
욕망의 수호자가 이성적 사고를 압도할 때
- 중독자들이 내리는 결정 중 다수는 충동에서 비롯된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려다 도박에 빠진 남자
- 도파민 회로를 자극하는 것은 비단 마약만이 아니다.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 중에도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적지 않다.
- 활성화된 도파민경로가 충동적 행동을 부추겼지만 역시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 것이다. 도파민은 욕망을 증가시킬 뿐 애호 능력을 키우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연구다.
포르노에 더 쉽게 중독되는 사람
- 세상에는 담배와 술에 중독되는 사람이 헤로인중독자보다 월등하게 더 많다. 헤로인의 중독성이 훨씬 높은데도 말이다. 그것은 담배와 술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온갖 보상의 보물창고, 온라인 게임
TV를 켜는 것도, 끄는 것도 모두 도파민이다
- TV를 끄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조깅을 하러 나가는 것도 도파민 회로를 이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욕망의 수호자 도파민과 맞장을 뜰 정도로 강한 녀석이 뇌에 또 있다는 소린데, 과연 무엇일까? 바로 도파민이다. 도파민이 도파민과 맞붙는 것이다. 도파민 욕망회로를 억누른다는 면에서 또 다른 도파민 회로는 ‘도파민 통제회로’라 부르기로 하자.
- 대립하는 기능이 따로 존재해야 관리가 더 수월한 까닭이다. 자동차에 엑셀과 브레이크가 있는 것처럼 뇌에도 서로를 반대하는 것을 제일의 사명으로 하는 회로가 각각 존재해야 한다.
챕터3. 파멸하거나 진화하거나, 중독되거나 성취하거나
욕망회로의 폭주를 막는 통제회로
- 우리에게는 욕망회로와 대립해서 더 욕심낼 만한 가치가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걸러내는 또 다른 도파민 회로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견제 회로 덕분에 인간은 계획이라는 걸 짤 수 있다. 계획에 따라 전략적으로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 그렇게 무언가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 우주선의 로켓연료를 생각해보자. 우주선은 같은 연료를 태우면서 필요에 따라 방향추진기 설정을 조정해 가속하기도 하고 감속하기도 한다. 관건은 점화될 때까지 연료가 그린 궤적이다
- 뇌에서 도파민이 어느 회로를 타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단, 공통의 목표는 하나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이다.
- 회로의 시발점이 같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하게, 가능성뿐인 가상의 세계를 다룬다는 점은 욕망회로나 통제회로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두 회로의 종착점은 확연히 다르다. 도파민 욕망회로는 흥분과 열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서 끝나는 반면 도파민 통제회로는 논리적 사고에 특화된 영역에서 끝난다.
- 어떤 활동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 실행함으로써 ‘게임화’하면 우리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어째서냐고? 도파민은 진화와 생존이라는 지상 과제를 잘 수행했을 때 샘솟기 때문이다.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건설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인간이 이 명령을 완수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들을 하나씩 해나갈 때 도파민은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자원 확보에 더욱 매진하도록 우리를 독려한다. 그런 식의 기분 좋은 경험은 다음 활동을 시작하기 위한 신호탄이 된다.
끈기와 의지력을 좌우하는 것
- 도파민이 부족하면 의지력도 따라서 약해진다
- 허기는 도파민이 그려낸 환영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이다. 즉, 허기를 비롯한 현재지향의 감각 경험을 조작하면 노동을 통해 얻는 보상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 그런데 노동 자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도파민이다. 도파민이 꼼짝하지 않으면 노동도 시작되지 않는다.
- 인간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응원하고 채찍질하는 것은 도파민의 특별한 재능이다. 물론 노력의 질은 다른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파민이 없다면 노력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지배가 복종을, 복종이 지배를 불러온다
- 한 인간이 진짜로 성공할 수 있으려면 먼저 자신에게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래야만 ‘끈기’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끈기는 초반에 성공의 맛을 본다면 더 큰 추진력을 얻는다
- 자신이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을 때 인간은 더더욱 의지를 불태운다. 이러한 심리를 학계에서는 자기효능감self efficacy이라 부른다.
- 도파민 활성을 높이는 코카인이나 암페타민 같은 마약을 흡입하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자기효능감의 증가다. 다만 이것이 병적 수준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대리자 관계인가, 친교 관계인가
-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진 관계를 ‘대리자 관계’라고 한다. 이 관계를 매개하는 화학물질도 물론 도파민이다. 나와 대리자 관계로 얽히는 사람은 확장된 나의 활동영역에서 대리인 역할을 하며 내가 목적 이루는 과정을 보조한다. 현대인의 인맥은 대부분 호혜성을 전제한 대리자 관계다
- 반대로 ‘친교 관계’는 순수하게 어울림을 즐길 목적으로 맺는 관계를 말한다. 지금 이 순간 다양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게 과정이자 목적이다. 따라서 이때는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 즉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엔도르핀,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작용으로 소박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
- 사실,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2가지 성격을 복합적으로 지닌다
- 흥미롭게도 사람의 성격은 관계 선호도에 따라 달라진다. 대리자 관계를 선호하는 사람은 냉정하고 무뚝뚝한 경향이 있는 반면 친교 관계를 선호하는 사람은 정이 많고 따뜻하다.
- 지배의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왜 정반대의 복종행동을 유도한 걸까?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도파민은 결과물을 얻어낸 과정에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양심적으로 노력했든 양심을 팔아 사기를 쳤든 도파민에게는 다르지 않다
- 도파민 통제가 과하거나 부족해질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주 영웅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남자
- 도파민 욕망회로가 과하면 약물중독을 일으키듯, 도파민 통제회로가 지나치게 우세한 사람들은 성취욕에 중독된다
- 그런데 성취욕 중독자는 오직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만 매달릴 뿐 절대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
- 그들은 온갖 감정과 감각을 마주해야 하는 현재의 경험을 기피한다.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는 오로지 미래, 발전, 혁신뿐이다
-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지금까지 얼마나 이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늘 목마르고 부족하다고 느낀다.
충동 성향과 체중의 연관성
- 그렇다면 반대 경우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도파민 통제회로가 맥을 못 추는 사이에 욕망회로가 날뛰는 경우 말이다.
- 이 사람들은 이런저런 충동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탓에 고난이도 과제에 집중하지 못한다
-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환자들
- 요금 고지서들을 정리하다가 갑자기 일어나 빨래를 시작하고 또 돌연 전구를 갈겠다고 나서는 식이다. 그러고는 난장판이 된 거실 바닥에서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앉아있다. 대화할 때도 다른 곳에 주의를 팔기 일쑤고 상대가 하는 얘기를 잘 듣지 않는다. 시간 개념도 없어서 걸핏하면 약속에 늦는다
- 도파민 통제회로가 제 기능을 못할 때 사람들은 초래할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지금 꼴리는 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충동을 참지 못하는 ADHD 아동들은 환경에서 자원을 추출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 상관관계가 반드시 인과관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 2가지가 동시에 목격되었다고 해서 늘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승리에 도취된 사람들의 말로
- 경쟁에서 이길 때 도파민이 발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 도파민 홍수가 갑작스레 쏟아 붓는 쾌감은 소소하고 은근한 현재지향적 기쁨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것이다.
- 누구든 승리의 순간 밀려드는 벅찬 환희를 한번 맛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게 된다.
- 이처럼 승리는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하다.
- 패한 뒤 몰려오는 도파민의 침묵은 몹시 고통스럽고 충격적이다
차가운 폭력과 뜨거운 폭력
미래를 위해 사는 도파민형 인간
- 도파민 회로의 활동이 유별나게 활발한 사람들이 있다. 연구에 의하면 이런 성격은 어느 정도 유전자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고 한다.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도파민 회로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도파민 욕망회로가 있다. 이 회로의 활성이 유독 높은 누군가는 충동적 성향을 보이거나 만족을 모르고 과욕을 부린다. 이런 사람들은 시끌벅적한 클럽에 갔다 하면 필름이 끊길 때까지 불살라야 직성이 풀린다. 반대로 욕망회로의 활성이 낮은 사람들은 클럽이 밀집한 유흥가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한다. 대신 정원 가꾸기 같은 조용한 취미를 즐기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든다. 다음은 도파민 통제회로다. 이 회로가 너무 우세한 사람은 냉철하고 매사에 논리를 따지므로 냉혈한으로 취급 받기 쉽다. 반대로 통제회로가 약한 유형은 정 많고 인자한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우정을 지키는 쪽을 택한다. 뇌는 다양한 고급기능을 관장하는 최고의 중추기관이다. 신호가 마지막 순간 어떤 행동으로 표출될지는 그 과정에서 다른 어떤 회로들의 어떤 도움을 얼마나 받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까닭에 도파민형 성격의 유형은 방금 설명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더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더 자세히 얘기하려고 한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이들 모두에게 1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래에 더 크게 돌려받을 수만 있다면 현재의 안위 따위야 기꺼이 반납하는 특성을 지녔다.
살아야 한다, 그러자면 생각해야 한다
감정 조절 능력을 좌우하는 도파민 수용체
- 이성적 인격과 감정적 인격이다. 어느 쪽을 택할지는 머릿속 도파민 통제회로의 활성이 얼마나 큰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 도파민 통제회로와 현재지향적 회로는 상반된 작용을 하며 균형을 유지한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타자에게 관용을 베푸는 동시에 내 생존권도 지킬 수 있다
의지력도 지갑 속의 돈처럼 쓰면 사라진다
- 도파민은 욕망과 끈기 모두의 원천이다. 도파민이 욕망회로를 타고 흐를 때 우리 안에 불붙는 열정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된다. 또한 도파민이 통제회로를 타고 흐를 때 자라나는 의지력은 그 목적지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대개는 이 두 기전이 협동해 좋은 성과를 낸다.
- 욕망의 화살이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대상에 꽂힐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의지력이 열정에게서 등을 돌려버린다. 그러면 두 회로는 협력관계에서 숙적 사이로 돌변한다.
- 의지력이 도파민 통제회로가 가진 유일한 무기는 아니다. 욕망에 맞서야 할 때 통제회로는 계획을 세우고 전략을 짜고 여러 가지 대안의 장기적 결과를 예측한다. 이렇듯 논리와 추론 능력도 적절히 동원한다.
- 분초를 다투는 충동을 다스려야 할 때 가장 먼저 깨어나는 것은 의지력이다. 그런데 길게 봤을 때 효과는 시원찮다
- 의지력은 근육과 같아서 쓰면 쓸수록 피로가 쌓인다
-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보고 이렇게 결론 내렸다. “한번 절망해본 피시험자들이 다음번 도전을 더 쉽게 포기했다는 사실을 통해 유혹을 참는 데에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따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넌 할 수 있어!” 격려보다 용돈이 효과적이다
모성애는 어떻게 금단현상을 극복할까?
- 노력으로 의지력을 키울 수 있다 해도 그것만으로 장기적인 변화를 꾀하기는 어렵다
- 의지만으로 약의 유혹을 이길 수는 없다.
- 다양한 심리치료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 가장 유명한 것 3가지는 동기강화요법, 인지행동요법, 12단계 촉진요법이다
- 동기강화요법’이다. 이 방법은 ‘도파민 욕망회로 대 도파민 욕망회로’라고 할 수 있
- 중독치료를 시작하면 실망한 도파민 욕망회로는 복수하듯 분노와 박탈의 감정을 투하한다. 이것을 견디게 하는 것이 동기강화요법MET, motivational enhancement therapy의 핵심이다. 인고의 끝에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 치료법은 삶다운 삶을 되찾을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동기강화요법을 구사하는 상담사는 환자와 건강한 소망에 관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환자를 독려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사람은 들은 얘기가 아니라 자신이 한 말을 더 믿는다.’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 환자는 저도 모르게 상담 시간 내내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주로 하게 되는 것이다.
- 인지행동요법’이다. 이 방법은 ‘도파민 통제회로 대 도파민 욕망회로’라고 할 수 있
- 인지행동요법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은 오직 의지력으로 정면돌파한다는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대신 도파민 통제회로의 계획력을 십분 활용해 도파민 욕망회로의 완력을 꺾는다
- 상담사는 환자들에게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신호가 따로 있다고 가르친다. 중독의 소재인 약물과 알코올은 당연하고 사람, 장소, 사물 등등 중독의 소재를 상기시키는 모든 것이 신호가 될 수 있다.
- 인지행동요법의 핵심은 중독자 본인이 신호가 일으키는 갈증에 대항할 방어책을 여럿 갖춰두는 것이다.
- 12단계 촉진요법’이다. 이 방법은 ‘현재지향적 회로 대 도파민 욕망회로’라고 할 수 있다.
- 알코홀릭 어나니머스AA, Alcoholics Anonymous는 자율적 집단상담 재활 프로그램의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힌다.
- 중독자의 재활 치료는 장기전이다
- AA는 치료보다는 친목을 위한 단체에 더 가깝다. 환자는 다른 회원들, 그리고 절대자와의 유대감을 지속적으로 다져가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뇌의 사교기능 영역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을 동원해 사람들과 우정을 쌓도록 도와준다
- 이 현재지향적 감정은 훌륭한 동기부여가 된다. 이 같은 ‘정서적 지원’과 ‘죄책감의 감시’라는 양동작전을 통해 많은 중독자들은 금주 습관을 잘 유지해간다.
- 본래 도파민 시스템은 미래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사명을 띠고 진화했다. 그래서 선발주자인 욕망과 열정은 구르기 시작한 공이 멈추지 않게 하는 데 주력한다. 한편 후발주자의 주특기는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수학과 논리에 기반해 추상적으로 사고하는 것이다. 이런 능력은 인간으로 하여금 공을 더 잘 굴리게 해준다. 특히 먼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은 끈기의 원동력이다
챕터4. 창조자는 천재 아니면 미치광이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
- 광기와 천재성, 즉 뇌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 모두 그 중심에는 도파민이 있다
- 조현병 환자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치료제는 사실상 도파민 욕망회로의 활성을 낮추는 약물이다.
- 돌출salience’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돌출이란 어떤 것이 그 사람에게 도드라져 보이거나 신경 쓰이는 정도를 말한다. 돌출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비 일상성’을 꼽을 수 있다.
- 돌출의 또 다른 요인은 ‘가치’다.
- 돌출되는 대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보다 땅콩버터 병을 항상 더 빨리 찾아낸다.
-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내 삶을 좌우할 수 있는 무언가는 언제나 두드러지고 부각된다. 다시 말해, 내 미래를 바꿀 만한 잠재력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돌출된다. 도파민 욕망회로를 자극하는 모든 것이 돌출된다는 소리다.
- 그런데 만약 이 돌출 기능이 고장 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시도 때도 없이 머릿속이 번쩍번쩍한다면?
- 망상은 이처럼 돌출 정도가 지나칠 때, 혹은 엉뚱한 타이밍에 돌출될 때 흐리멍덩하던 사건이 선명해지면서 시작된다. 조현병 환자들
- 인간의 본성인 도파민의 설렘을 잃은 사람에게 세상은 따분한 하루하루의 연속일 뿐이다
뇌 회로가 합선되면 나타나는 현상들
- 조현병 환자의 뇌 회로가 합선되면 지금까지는 익숙해서 별 것 아니라고 무시해오던 일이 갑자기 몹시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이 증세를 일명 ‘잠재화 억제 부족low latent inhibition’이라고 한다
- 처음부터 숨겨진 상태였던 게 아니라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뒤로 제쳐놨다는 것을 의미한다.
- 중요하지 않은 것을 무시하고 넘어갈 줄 아는 것도 사실은 능력이다. 집중력을 낭비하지 않게 하는 장치인 셈이다
- 누구나 갑자기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 마땅한 잠재화 억제 대상과 보다 중요한 것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이때 혹자는 신나서 어쩔 줄 몰라 하고 혹자는 공포감에 벌벌 떤다. 이국적 정취의 해외에 처음 가본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도파민 회로가 걸러 억제할 건더기가 별로 없다. 문화충격으로 흥분과 혼란이 계속될 뿐이다
- 애덤 호흐실트Adam Hochschild는 이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분위기가 내 나라와 완전히 다른 외국에 가면 눈과 귀가 훨씬 밝아진다. 마치 각성제라도 먹어 보통은 놓치고 지나가기 일쑤인 것들이 갑자기 모두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그럴 때 나는 새삼 살아 있음을 느낀다.”
오감이 미치지 않는 ‘정신의 시간여행’
- 사물이 현재지향적인 개인공간 안에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오감으로 경험한다. 그런데 사물이 도파민이 관장하는 외부공간을 향해 점점 멀어지면 촉수처럼 연결되어 있던 오감은 하나씩 떨어진다. 가장 먼저 잃는 감각은 미각, 그다음은 촉각이다. 사물이 뒤로 더 달아나면 후각을 잃고, 소리도 들리지 않다가 결국 보이지도 않게 된다. 이때부터 얘기가 재미있어진다. 보이지 않는 것을 인지하는 건 어떻게 가능한 걸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인간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상상력을 동원해 세상의 모형을 만든다
- 이 모형 구축 작업은 인간의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동안 뇌는 알아서 이 작업을 수행하고 새롭게 입수되는 정보를 참고해 모형을 업데이트한다
- 우리는 이 모형을 통해서 경험을 추론하고 보편타당한 규칙을 만든다. 그렇게 해서 전에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 모형 구축 기능은 우주적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하운동뿐만 아니라 행성과 별, 은하의 운동까지 설명하지 않는가.
- 모형은 많은 선택지 가운데 딱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 특히 유용하다
- 상상 속 체험을 바탕으로 현실의 결정을 내린다. 이 과정을 ‘정신 시간여행mental time travel’이라고 한다. 상상력을 동원해 다양한 미래 상황에 나 자신을 투영하고 정신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 정신 시간여행은 도파민 시스템이 보유한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 정신 시간여행을 위해서는 모형이 필요하다. 정신 시간여행은 기본적으로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예측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 뇌 입장에서는 모든 선택의 상황이 그저 모형을 활용해 처리해야 하는 도파민의 일거리일 뿐이다.
- 인간 생의 모든 다음 단계가 정신 시간여행에 달려 있는 것이다
잘못된 가정이 정신질환의 불씨로
- 내가 가진 모형이 현실과 얼마나 완벽하게 일치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현실과 완전히 딴판인 모형은 엉뚱한 미래 예측을 내놓을 것이고 이는 반드시 스스로에게 불리한 선택으로 이어질 테니까.
- 모형이 부실해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정보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추상적 사고를 못해서일 수도 있다.
- 가정은 아이가 의지할 세상 모형의 주춧돌이 되고 평생 아이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 세상 모형은 삶의 연륜이 쌓일수록 점점 더 쓸 만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지혜의 바탕이 된다.
- 모형은 매우 유용한 도구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모형에만 너무 의지하면 사고의 틀이 제한되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 통찰력을 요구하는 ‘모형 부수기’는 수수께끼와 흡사하다.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보려면 먼저 기존의 모형을 깨부숴야만 한다.
- HIJKLMNO’가 가리키는 단어는 무엇일까?
조현병 환자와 예술가의 공통점
- 유추’는 그야말로 도파민의, 도파민에 의한, 도파민을 위한 기능이라 할 만하다. 오감으로 느끼기에는 서로 완전히 다르지만 논리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2가지를 짝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2가지를 연결하는 유추력은 창의력의 핵심요소 중 하나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유추력은 전기 자극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 도파민 활성을 높이는 약물은 이 전기 자극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꿈은 정신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다.
- 꿈에서 도파민은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의 간섭에서 벗어나 실로 완전한 자유를 만끽한다
- 도파민 회로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세라 그 동안 별렀던 갖가지 기행을 꿈에 죄다 풀어놓는다. 그리하여 깨어 있는 동안은 중요하지 않다거나 거슬린다는 이유로 항상 찬밥 신세였던 일들이 꿈속에서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 재미있게도 바로 그런 것들이 종종 독창적 아이디어가 화수분처럼 나오는 복주머니로 변신하곤 한다.
- 꿈과 정신질환의 유사성은 예나 지금이나 학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다.
-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 하나를 떠올려보자. 답을 알고 싶어 미치겠다는 마음이 드는 그런 문제여야 한다. 바람이 클수록 꿈에 나올 확률이 높아지니까. 골랐으면 잠들기 전에 그 문제를 생각해보자. 가능하면 구체적인 형태를 떠올리는 게 좋다.
- 꿈이 제시한 해결책이 최상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이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에 접근한 참신한 전략이라는 건 확실하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그림도 잘 그리는 이유
- 예술과 과학은 도파민이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 시를 지으려 해도, 물리 공식을 완성하려 해도 일단 현실의 겉모습 너머로 보다 심오한 추상적 세상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 도파민 수치가 높으면 공감력 같은 현재지향적 기능이 억제된다.
- 사회정의와 사회적 책임에 관한 일이라면 나는 심장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느끼지만 이상하게도 나 자신 외의 다른 인간과 부딪힐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나는 인류는 사랑하지만 사람들은 싫다.”는 명언 아닌 명언을 덧붙였다. ‘사회정의’와 ‘인류애’라는 추상적 개념은 쉽게 수용하면서도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만남은 그에게 감당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멈추지 않는 도파민형 인간들
- 여러 연구에서도 도파민형 성격이 유전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 힘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도파민 시스템이 지나치게 항진된 천재는 정신질환자가 되기 쉽다. 비현실이 두 세계 사이의 균열을 비집고 들어와 현실을 잠식할 때 편집증, 망상, 폭주 행동을 낳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압도적인 도파민 활성 탓에 현재지향적 회로가 힘을 못 쓰는 사람은 평범한 일상을 힘들어하면서 친구도, 가족도 나 몰라라 하는 외톨이가 된다.
챕터5.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보수주의자는 현존하는 폐해에 사로잡힌 정치인이고 진보주의자는 기존의 폐해를 새로운 폐해로 대체하려는 정치인이다. —앰브로즈 비어스Ambrose Bierce,《악마의 사전》 중에서
14년 뒤의 고백
- 영리하고 정신력이 강하며 현실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진보주의자였다. 마찬가지로 이타적이고 발이 넓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며 사회관습을 잘 따르는 성향의 사람들은 진보주의자가 아닌 보수주의자였다.
- 진보주의라는 말에는 ‘꾸준히 개선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로 진보주의자는 변화에 너그럽다. 그들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과학기술과 사회제도가 잘만 결합하면 빈곤, 문맹, 전쟁과 같은 시대착오적 문제들이 깔끔하게 해결될 거라고 기대한다
- 도파민은 우리가 사는 오늘의 현실보다 훨씬 나은 세상을 그들의 머릿속에 그려냄으로써 그들을 이상주의자로 만든다. 진보주의는 오직 앞만 보고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
- 보수주의자는 변화의 조짐이 있으면 경계부터 한다.
- 진보주의가 화살이라면 보수주의는 완벽하게 동그란 원에 비유된다
- 창의력이 뛰어난 소수의 도파민형 인간들이다. 이들은 추상적 개념을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며, 정체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이런 사람들은 반항아 기질이 다분하다. 그래서 파산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한다
- 도파민과 진보주의가 무관하지 않음을 실증하는 현장은 또 있다
- 바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 할리우드는 미국식 창의력의 성지이자 도파민 범람의 표본과 같은 곳이다.
- 학계는 그야말로 도파민형 인간 중에서도 최정예들만의 집결지다. 학자들은 평생을 추상적 사고에 바친다. 그리고 그들은 매우 진보주의적이다.
- 학계에 보수주의자보다 공산주의자가 더 흔한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 마찬가지로 대학 캠퍼스도 진보주의의 돌풍이 사시사철 몰아치는 곳이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IQ차이
- 비교적으로 진보주의자 집단의 지능이 더 높은 것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추상적 사고 능력은 지능 검사의 핵심 항목인데, 이 능력을 도파민 통제회로가 전담하기 때문이다.
- 인간의 지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정신의 유연성’이라는 것도 있다. 환경 변화에 맞추어 얼마나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다.
도파민형 인간은 기부하지 않는다?
- 현재지향적 시스템의 기능이 전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반대로 보수주의자들이 펄펄 날아다닌다. 기부처럼 공감과 이타심을 요하는 일들도, 한 배우자와 백년해로하는 것도.
- 궁핍하든, 부유하든, 그럭저럭 먹고 살 만하든 보수주의자는 대체로 타인을 위해 지갑을 여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 단지 진보주의자들은 개개인이 아닌 인류 전체를 위하는 일에 더 열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취약계층에게 혜택을 더 주자는 복지법 강화를 주장한다. 기부에 비해 훨씬 간접적인 형태다
- 이런 접근 방식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시선이 향하는 곳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
- 현재지향적 화학물질형의 인간은 당장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도파민형 인간은 멀리 보고 앞서 계획을 세우는 편이다.
익숙함은 지루함인가? 안정감인가?
- 스스로를 풀어주는 이 행위는 오르가슴에 반드시 필요한 통과의례다.
신경과학이 알려주는 설득의 기술
- 어떤 고민이든 시작되면 도파민 통제회로는 ‘무엇이 나의 장래에 최선일까?’라는 단순하지만 묵직한 질문을 툭 던진다.
- 일단 질문이 던져지면 모든 반론을 물리치고 도파민 통제회로에 확신을 줘야 한다. 그런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성은 새 증거가 나오는 순간 손바닥 뒤집듯 돌아선다.
- 우직한 것은 차라리 비이성적인 사람이다. 비이성적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려면 도파민 욕망회로나 현재지향적 화학물질경로를 부추기면 된다. 추천하는 방법은 ‘두려움, 욕망, 동정심’을 이용하는 것이다.
- 두려움을 공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경쟁 후보를 위험인물에 빗대어 비방하는 광고가 늘 잘 팔리는 것이 그래서다.
- 손실 혐오감loss aversion’이라는 것인데, 풀이하면 손실의 고통이 획득의 기쁨보다 더 강렬하다는 뜻이다
- 애초에 진보주의자의 뇌와 보수주의자의 뇌는 다르게 생겨먹었을 공산이 크다.
- 보수주의자는 위험 요소들에 대해 진보주의자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런 동시에 위협을 더 잘 감지하는 사람이 보수주의자가 되기도 쉽다.
불평등을 응징하는 도파민형 사고방식
- 똑같은 효과가 약물에도 있다. 현재지향적 화학물질의 대명사인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이는 약을 복용한 사람이 일시적으로 보수주의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임상 증거가 있다
- 연구팀은 경제학 게임 이론인 ‘최후통첩 게임’으로 이들의 태도 변화를 파악했다.
- 약물이 도덕적 가치 판단의 결과를 뒤집는 현상을 우리는 ‘도덕적 판단력의 신경화학적 조정’이라고 부른다.
이민자 추방과 봉사활동의 아이러니
간단한 실험으로 정치적 성향도 바뀐다
- 사회적 위기가 구성원들을 보수적으로 만든다면 아마 그 반대도 가능할 것이다
- 손세정제를 옆에 갖다 놓는 것만으로 보수적 사고를 강화했던 것처럼, 상상력을 이용한 간단한 훈련으로 보수주의자들은 진보주의자처럼 생각할 수 있었다.
- 박사는 보수 성향의 피시험자들에게 1가지 상상을 하도록 지시했다.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어서 무슨 짓을 해도 다치지 않는다는 상상이었다. 그런 다음 피시험자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조사했더니 경향이 이전에 비해 진보 쪽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 두려움이라는 현재지향적 감정은 수그러들고 도파민이 활발해져 정치 이념까지 달라진 것이다
- 도파민 회로를 깨운 상상 훈련 자체 덕분이었을까? 아마도 그런 것 같다.
- 보수주의자가 보수적으로 행동하게끔 하는 회로, 즉 현재지향적 화학물질 회로를 공략하는 것이다. 특히 공감을 부추기는 게 효과적이다.
- 현재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들은 대체로 이민자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이민자와 실제로 대면했을 때 저절로 공감 능력을 발휘하는 것도 그들이다
힘이 아닌 아이디어로 통제하는 것이 정치다
- 정부 성립의 관건은 통제력에 있다. 민중이 권력에 정복당해 마지못해 머리를 조아리거나 안전을 보장받는 대가로 대부분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할 때 정부는 생명력을 얻는다. 어느 쪽이든 그렇게 세워진 국가들의 공통점은 권력을 쥔 소수가 나머지 다수를 통제한다는 것이다
- 국정은 도파민 주도 활동이다. 한참 먼 곳에서 추상적 개념인 법률을 통해 대중을 다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 . 국민은 국가의 물리적 힘이 아닌 ‘아이디어’를 따른다
- 진보주의자의 뇌와 보수주의자의 뇌는 확연히 다르고, 둘을 서로 이해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사실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장해물이 된다.
- 정치 게임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진보주의의 진심은 국민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고 보수주의의 진심은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임을.
챕터6. 무엇이 인류를 진화하고 번영하게 만들었나?
- 어떤 것이 시작되는 곳에서 무언가는 끝난다 —캐서린 M. 발렌티Catherynne M. Valente, 소설가
모험과 유전자의 힘으로 더 멀리 떠나온 무리
- 도파민을 자극하면 탐험 행동이 증가한다는 동물 연구결과가 있다.
- 예를 들어, 7R 대립유전자처럼 긴 DRD4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도전 정신이 투철하다.
- 평균적으로 이동거리가 1,000마일(약 1,600km) 늘어날 때마다 긴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4.3%씩 높아지는 꼴이다.
- 도파민은 불만족감과 동요를 일으키면서 사람을 한시도 가만히 못 있게끔 만든다. 도파민의 부추김을 받은 사람은 더 나은 무언가를 갈망한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 발로 박차고 나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가의 이미지가 딱 이러하다.
- 하지만 이것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생존하는 적자는 무엇이 달랐나?
- 7R 대립유전자의 역할은 그들의 엉덩이를 가볍게 만드는 게 아니라 생존에 유리한 특질을 강화하는 것 아니었을까?
- 새 환경에 맞춰 생활양식을 수정하는 것은 도전하는 용기와 실험 정신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 7R 대립유전자의 또 다른 장점은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에 둔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환경 변화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 좋은 변화인지 나쁜 변화인지는 크게 상관없다. 단지 큰 변화가 더 많은 스트레스를 일으킬 뿐이다.
- 협력이 최우선 과제인 안정적 사회에서는 도파민형 유전자가 적어진다. 생존과 번식은 당장 급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양의 도파민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반면 집단이 낯선 상황에 빠졌을 때는 도파민 시스템을 강화하는 유전자가 부족의 생존 확률을 높일 것이다.
- 집단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런 집단은 세대에 세대를 거듭하며 오랜 세월 동안 환경 변화를 겪는다. 그러는 내내 7R 대립유전자의 이용가치는 지속되므로 당연히 이 대립유전자를 가진 개체가 더 오래 살아 더 많은 자손을 남길 것이다.
똘똘한 사람일수록 도파민이 일으키는 정신질환에 취약하다
도파만이 폭발하는 이민자들의 나라
- 설문 중에는 ‘인생의 성공이 개인의 노력을 초월하는 외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항목이 있었다.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독일이 72%, 프랑스가 57%, 영국이 41%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같은 답을 한 사람이 3분의 1정도에 그쳤고 대다수인 나머지 미국 응답자들은 확실히 도파민의 칭찬을 받을 만한 인생관을 내비쳤다.
- 도파민형 생활태도는 경쟁적 기술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 되었다.
- 인간이 ‘나는 본질적으로 어떤 사람인가’를 자문할 때 사실 그것은 이 소수정예 특공대를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철학자에게 ‘인간성의 정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보자. 그러면 그는 ‘자유의지’라고 답할 것이다
- 인간은 여러 가지 선택지의 장단점을 저울질하고 가치나 원칙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이해할 줄 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을 극대화할 최선의 방도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그런데 이 일을 수행하는 진짜 주인공은 바로 도파민이다.
- 연구자에게 인간성의 정수는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연구자는 분석하고, 판단하고, 예측한다. 한마디로 그는 ‘이해’했을 때 비로소 연구자다워진다. 그런데 이것 또한 도파민의 일이다.
- 다음은 쾌락주의자다. 이들은 유흥에 심취했을 때 스스로를 진정한 자아라고 생각한다. 탐닉하는 대상이 술이든, 여자든, 가무든 쾌락주의자에게 삶의 목적은 단 하나, 악착같이 달려온 만큼 더 많은 보상을 돌려받는 것이다. 이것 역시 도파민의 일이다. 예술가는 어떤가. 그는 ‘창작 능력’을 인간성의 정수로 꼽는다. 창작이란 그 전에 없었던 진실과 아름다움을 실재하게 하는 것이고, 이것은 천지창조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도파민의 일이다. 마지막으로 도인은 해탈 상태에서 진정한 인간성이 싹튼다고 말한다. 그가 믿는 인간성의 정수는 물리적 현실 너머에 존재한다. 나는 누구인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불멸의 영혼이기 때문이다. 영혼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냄새나 맛이 나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 인간이 자신의 영혼과 조우할 방법은 오직 명상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또 도파민이다
도파민 부자들, 도파민으로 멸망할까?
- 궁핍하고 매일이 위태롭던 원시시대에 인류는 쉬지 않고 “더, 더!”를 외쳐대는 도파민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시기에 도파민은 인류 발전을 견인한 일등공신이었다.
- 그러나 물질과 첨단기술이 풍족하다 못해 범람하는 오늘날에 생존은 더 이상 인류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도파민의 욕심은 여전히 끝이 없다.
- 문제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진화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현대사회에서 생존은 대부분의 인간에게 전혀 고민거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현대인의 뇌는 여전히 원시시대에 머물러 있다.
- 더 많은 것, 더 새로운 것이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닌데 말이다
-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딱 하나다. 더 많은 것, 더 새로운 것만을 고집하는 집착을 버리고 균형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이 복잡다단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즐기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챕터7. 미래지향과 현재지향을 조화시키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와 현재를 즐기고 싶은 마음 사이의 괴리에 몸부림치며 눈을 뜨는 아침에는 하루 일과를 계획하는 일이 더더욱 어렵다. —E. B. 화이트E. B. White, 작가
통달의 경지에서 오는 즐거움
- 사람의 관심이 미래로든 현재로든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릴 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함을 잘 보여준다.
- 도파민과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은 상부상조하도록 진화했다. 언뜻 보면 두 신경전달물질 부류가 서로 반대작용을 하며 경쟁만 하는 것 같지만 이것은 궁극적으로 뇌의 안정을 불러온다. 그 덕분에 뇌세포들은 쉬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게 된다
- 그런데 이 균형이 무너지는 상황이 여럿 있다. 대개는 도파민 쪽이 폭주하는 경우다. 특히 현대사회가 이상하리만치 ‘우리 모두 도파민형 인간이 되자!’고 몰아가는 것도 한몫 거든다
- 도파민 과잉 상태는 불행한 능력자를 만드는 반면 현재지향적 화학물질 과잉 상태는 행복한 게으름뱅이를 낳는다.
- 어느 쪽으로든 지나치게 기운 상태는 건강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
- 무언가에 통달한다는 것은 주어진 환경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보상을 얻어내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 통달한다는 것은 식량을 구하고, 새로운 섹스 파트너를 찾고, 경쟁상대를 물리치는 것 같은 일상의 과제들처럼 단순하지 않다.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고차원적인 일이다
- 도파민은 모든 게 끝까지 마무리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멈춰 서서 현재지향적 화학물질들에게 길을 터준다. 만족하고 함께 즐긴다. 숙제를 완벽하게 끝내고 갖는 여유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 통달의 경지는 심리학에서 ‘내적 통제소재internal locus of control’라 부르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내적 통제소재란 사람의 선택과 경험이 운명이나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온전히 본인의 주체적 통제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 내적 통제소재감은 사람의 기분만 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는 일의 능률까지 높인다
- 반면에 외적 통제소재external locus of control가 큰 사람은 정반대로 매사에 수동적이다
- 이런 유형은 형편이 좋을 땐 무던하고 편안하지만 끈기가 부족해 최선을 다하는 경우가 흔치 않고 일이 잘 안 풀리면 늘 남 탓을 한다.
- 자기 분야의 1인자가 되면 내적 통제소재감과 만족감을 비롯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강인한 정신력과 엄청난 양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인내의 값어치를 아는 사람은 어지간하면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끈기는 열정에 기름을 부어 더욱 활활 타오르게 한다.
예측하지 못한 발견에 흥분하는 강력한 자극제
- 보상예측오류가 일어나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내 삶의 질을 더 높여줬다는 사실에 도파민 회로가 흥분하기 때문에 기분이 엄청나게 좋아진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발견되는 자원이 있다는 것은 발굴해야 할 자원이 아직 더 남았다는 뜻도 된다. 그런 이유로 도파민은 이 쇼에 2번은 넘어가지 않는다
- 현실은 보물찾기 쪽지가 잔뜩 숨겨진 공원과 같다.
- 반면에 사람들이 저마다 마음에 품은 판타지는 예측이 가능하다
- 작정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면 묵묵부답이고 오히려 다른 일에 몰두할 때 이런 생각이 툭 튀어나오기 일쑤다.
- 뇌의 정보처리 효율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 즉 현재에 의식을 집중할 때 극대화된다. 그러면 도파민은 새로운 계획을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낼 수 있다. 미래 예측의 뼈대를 빚으려면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는 오감을 통해 현실에서 수집되는데, 이 데이터베이스 자체가 훨씬 탄탄하기 때문이다
- 도파민 회로가 자극을 받아 깨어나면 집중력이 덩달아 높아진다. 이때 집중의 초점을 바깥세상으로 돌림으로써 현재지향적 회로까지 깨우면 보다 강렬한 감각으로 현실을 체험하게 된다
- 낯선 환경의 한복판에 설 때 온몸의 신경세포로 포착되는 감각 자극은 더없이 선연하다. 이 맛에 여행을 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반대 순서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들어온 감각 자극이 인지 기능을 수행하는 뇌 도파민 회로에 터보 엔진을 달아주는 것이다. 특히 복잡한 상황(일명 풍요로운 환경)일수록 무서운 가속도가 붙는다. 그리고 가장 복잡한 환경, 즉 가장 풍요로운 환경은 다름 아닌 자연계다.
- 자연은 몹시도 복잡하다. 수많은 요소들은 얽히고설켜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 자연에 노출되기 전과 후, 인간의 인지기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호주 멜버른 대학교의 연구팀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 자연풍경이 대뇌피질 아래의 각성 부위(도파민 욕망회로)와 대뇌피질의 집중력 제어 부위(도파민 통제회로) 모두를 깨웠을 거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지었다.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의 대가
- 가능성만 가득한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도파민의 미래 세상에 머물며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종종 행복을 스스로 포기한다.
- 연구팀의 궁극적 목적은 순간의 감정과 일상적 감상들이 행복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었다.
- 사람들이 너무나 자주 어떤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것을 보고 연구팀은 결론을 내렸다. ‘자극 비의존적 사고stimulus-independent thought’라고 불리는 이 잡념이 바로 뇌의 기본설정 상태라고.
- 사람들이 잡념에 빠져 있을 때 덜 행복해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에 오롯이 집중할 때 더 만족하고 즐거워했다.
- 연구팀의 종합적 해석은 이랬다. ‘인간 정신의 본성은 떠도는 것이지만 정신이 떠돌 때 인간은 행복하지 않다.’
- 우리는 현재에 우리의 시간을 허락함으로써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관한 감각 정보를 취한다. 그래야만 이 정보를 기틀 삼아 도파민 시스템이 최상의 미래 계획을 짤 수 있다. 온몸으로 흡수되는 감각 정보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돌풍처럼 불러온다. 그때의 기분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근사하다. 완전히 새로운 것, 방금 전만 해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에필로그 :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
- 창의력은 도파민 회로와 현재지향적 회로를 조화시킬 최고의 수단이다.
- 현대사회에서는 목공, 뜨개질, 그림, 실내장식, 바느질 등 사람 손을 거쳐야만 가능했던 전통적 소일거리들이 빠르게 잊혀가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오늘날 이런 활동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수작업을 하는 데는 스마트폰 앱도, 초고속 인터넷도 필요하지 않다. 오로지 머리와 손재주만 있으면 된다. 온전히 나의 상상력만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그것을 실행할 계획을 세운다. 그런 다음 직접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 현재지향적 경험과 도파민의 추진력이 절묘하게 결합된 이런 활동은 쇳물에 탄소가루를 섞어 강철로 재탄생시키는 것과 같다. 그렇게 만들어진 강철은 훨씬 튼튼하고 견고하다.
- 그런 걸 만들어서 어디다 쓰냐고 물으면 물론 할 말은 없다.
- 취미생활에서 돈이나 명예가 나오는 것도,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미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도파민 회로와 현재지향적 회로 모두 필요하다.
-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것은 도파민 회로 때문이다
- 그러나 목표 달성의 쾌감에 빠져 폭주하기 일보직전인 우리 현대인이 정작 완수해야 할 진짜 임무는 따로 있다. 바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 풍부한 감각 경험에 깊은 통찰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균형 잡힌 인간으로서 진정으로 성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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