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써야만 할 것 같은 풍경의 밤이었다.
(사진 많음. 스압 주의, 데이터 주의)
⛰️ 쉰움산 오십정(670m) + 두타산(1,353m)
🗓 날짜 : 2023년 2월 4~5일
🧭 산행거리 : 12km
⏱️ 소요시간 : 10시간(출발지 - 오십정 / 오십정 - 두타산 정상 왕복 / 오십정 - 출발지)
🥾 가방무게 : 29kg(백패킹 장비 및 먹을거리)
🦵난이도 : 중
📷 조망 인증샷 포인트 : 베틀바위, 쉰음산 오십정, 오십정에서 두타산 가는 길, 두타산 정상
🏅블랙야크 인증 : 명산100 - 두타산
☀️날씨 : 낮기온 8도(라고 하지만 조금 쌀쌀했음. 땀나면 덥고) / 밤기온 -3도라고 온도계 확인함
복장 : 상의(브린제긴팔 - 몽벨반팔 - 피엘라벤 아노락) / 하의(브린제긴바지 - 기모 등산바지) / 야간에는 다운패딩,바지,부티
🤔 소감 : 마지막 동계 백패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갔었는데 생각보다 엄청 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동계 장비가 든든해지니 몸도 마음도 풍성하다!ㅋㅋ) 오십정까지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길이고 짧아서 괜찮았는데 오히려 오십정에서 두타산 정상 가는 길이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짐도 다 내려두고 아이젠이랑 물만 챙겨서 올라갔는데도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는 길이다보니 거의 무릎까지 오는 눈길을 러셀하면서 올라가야하는 것도 힘들었고 이미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더 힘들었다...산행시간에 비해 역대급 체감이 힘들었던 듯.
두타산을 찍고 내려와서 저녁을 먹고는 밤 사진을 찍는데 와...진짜 눈이 소복이 쌓인 두타산이 정말 너무 멋있어서 한동안 계속해서 쳐다보고 또 쳐다봤다. 달이 밝았음에도 별이 잘 보이는 맑은 날이었고, 산등성이가 또렷이 보이는게 시를 써서 읊고 노래를 부르고 명상을 해야할 것만 같은 밤이었다.
그저 산에서 하룻밤 자는 것에 만족하려고 나갔는데 오히려 더 좋은 풍경을 선물로 받아서 제법 충만한 하루였다.
(다음날 일출은 따로 포스팅해야지...)
출발지에 집결하기 전 동해휴게소에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다. 여느 휴게소와 똑같은 비빔밥의 맛이었지만 동해휴게소의 전망은 진짜 언제와도 최고다!
자! 올라가보자! 쉰움산 오십정을 향해
오늘 가야할 곳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저 곳이라 하신다. 두타산이라고 알고 따라왔는데 알고 보니 우리는 쉰음산을 오르고 있었고, 쉰음산의 정상(?)격인 '오십정' 우물이 있는 곳이다. 산을 오를 때는 목적지인 정상이 늘 멀어보여서 '저길 대체 언제 가나~' 싶은데 또 막상 가면 금방 가더라
버티고 비박단과 함께 하면 버티고 단장님께서 늘 멋진 사진을 한가득(매우 많이) 잘 찍어주신다. 혹시나 사진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모델의 문제...ㅋㅋㅋ혼자 산행을 하거나 여자친구와 둘이서 하면서 보통은 찍어주는것에 익숙했는데 버티고 단장님 따라다니면서 점점 독사진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ㅋㅋㅋ이번 포스팅의 대부분의 사진은 Photo By Vertigo!
벌써 오십정에 다왔다고??!!
오십정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움(구멍, 우물)이 50여개(많다라는 의미에서)가 있다고 해서 쉰움산의 오십정이라고 한다.
아래는 나무위키에서 발췌한 쉰움산 오십정에 대한 내용이다.
쉰움산이란 명칭은 능선 꼭대기 암반지대에 움(구멍, 우물)이 50여 개가 있다고 붙은 것으로, 한자로는 오십정산(五十井山)이라고 쓰기도 한다. 암반지대에 올라가면 '五十井(쉰우물) 해발 670m'라고 씐 검은색 표지석이 있다. 쉰음(ㅇㅡㅁ)산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지만 쉰움(ㅇㅜㅁ)산이 맞다. 쉰움산에서 남서쪽으로 3 km를 가면 두타산 정상이 나온다.
사실 흔히들 말하는 '쉼움산 정상'은 산봉우리 정상이 아니라, 산봉우리와 이어진 능선 꼭대기에 드러난 암반지대이다. 그래서 진짜 정상과 구분하여 '오십정'이라고 하기도 하고, 인근 마을 주민들은 원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에도 썼듯이 원당(오십정)에는 꽤 넓은 암반지대가 있는데, 암반 곳곳이 움푹 패여서 안에 물이 고였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여기 고인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높은 산은 아니라지만 이런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지 삼척 주민들 사이에선 쉰움산이 영산, 영험한 산으로 통한다. 이 움은 말이 50개지 실제로는 훨씬 더 많다. '쉰움산'이라는 지명에서 정말로 50이라는 뜻이 아니라 '많음'을 가리키는 상징적인 숫자인 듯하다.
강원도 일대에는 산악신앙의 일종으로 '산멕이'라는 풍습이 있다. 산에게 음식을 먹인다(대접한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인데, 산신령을 포함하여 산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신령들을 위하고 대접하고자 지내는 제사이다. 원래는 봄/가을마다 집안 단위로 길일을 잡아, 주부들이 중심이 되어 집안마다 전해지는 산멕이터에 가서 제사를 지냈다. 쉰움산 근처에서는 산멕이터로 쉰움산 오십정(원당) 자리를 잡았다. 산멕이 풍습은 과거에는 강원도 영동 지역에선 매우 보편적이었으나, 197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쇠퇴하여 지금은 삼척시 일부 지방에서만 시행한다.
과거보다는 횟수가 줄어 지금은 주로 봄에 인근 마을 사람들이 무당과 함께 쉰움산의 원당에 올라와, 용신당(원당에 있는 움 중 가장 큰 움)에서 곡식알을 뿌리거나 고사를 지내곤 한다. 쉰움산의 산멕이 풍습은 삼척시에서도 보존하려고 주목하는 민속문화기도 하다. 쉰움산 중턱에 은사암이라는 바위 절벽이 있는데 이 자리도 오십정과 마찬가지로 쉰움산을 찾는 사람들이 기도하고 치성을 드리는 자리이다. 원당과 대비하여 은사암을 '산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당까지 올라가기엔 힘들다 하는 사람은 산당(은사암)에서 기도한다고 한다.
https://namu.wiki/w/%EC%89%B0%EC%9B%80%EC%82%B0
생각보다 박지에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다. 11시쯤 산행을 시작했는데 박지에 2시 전후로 도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까지 온 김에 두타산이 바로 옆에 있다고 하니 블랙야크 인증이나 할 겸 갔다올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가신 분들 중 한 분이 가겠다고 하셔서 냉큼 따라갔다왔다. 별로 멀지 않다는 얘기에 후딱 다녀와서 텐트를 칠까하다가 호옥시나 내려왔는데 어둑어둑해지면 랜턴키고 또 텐트치기 귀찮으니 텐트만 얼른 피칭해놓고 두타산을 다녀왔다.
두타산 딱 기다려라. 내가 간다. 라고 했지만 내가 당해버렸다.
초반에 소감에도 적긴 했다만...쉬울꺼라 생각했던 두타산 정상을 생각보다 힘들게 올라갔다..
박배낭도 내려놓고 물하고 간식, 아이젠만 넣어서 몸도 가벼운데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는데다 경사도 심해서 제법 오래걸렸다...진심 혼자 올라왔으면 중간에 내려갔을 지도 모른다...둘이라서 겨우 버티면서 올라왔다...후...
정상에서 보는 풍경도 꽤나 멋있었지만...올라오는데 시간을 많이 써서 내려가는 길이 어둑해지면 위험할 것 같아서 인증샷만 찍고 호다닥 내려왔다.
이제부턴 텐풍 + 야경사진 스페샬
딱 내려오니 노을이 지는 타이밍이었고 쉘터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해는 다 지고 달이 뜨고 주변은 어두워졌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달이 밝고, 하늘이 맑은 날이었다. 보통 때 같으면 몇 장 사진 찍고는 텐트에 들어가서 핸드폰을 보다가 잠들었을 텐데, 너무 멋진 풍경들에 압도되어서 이건 사진을 안찍고는 참을 수가 없었다.바람이 생각보다 세게 불어서 살짝 춥긴 했다만 그저 즐거웠다.
이제부터 아래는 쭈욱 야경사진들임.
버티고단장님이 찍으신 야경 사진들이 워낙 훌륭하니 우선 폰카로 찍은 사진부터 시작해본다. 폰카로 찍어도 저렇게 밝고 별이 찍힐 정도니 육안으로는 얼마나 대단했던가...아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다.
막상 자려고 하니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위 위에서는 텐트를 처음 펼친건데 가뜩이나 텐트가 큰데다 주변에 고정을 할 만한 곳이 잘 없어서 가지고 있는 카라비너며 스트레치코드며 바위며 총 동원해서 겨우 고정을 시켰다...다행히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밤새 플라이가 펄럭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야 했다...ㅋㅋ
다음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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